지난 1월 공식 한글화 업데이트가 진행된 에픽게임즈의 3인칭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는 작년 7월 얼리액세스를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앞서 공개된 작품이다. 빌딩 액션 TPS라는 흔치 않은 장르로 승부수를 던진 포트나이트는 언리얼 엔진4를 기반으로 윈도우OS, 맥OS, PS4, XBOX ONE 등 많은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다.
플레이어는 PVP 모드와 최근 한글 모드가 추가된 PVE 모드를 선택할 수 있고, 두 가지 모드 모두 무작위 플레이어 매칭이나 친구와 팀을 구성하기, 혹은 원한다면 혼자서도 플레이 하는 방법도 선택할 수 있다. 얼리액세스 초기에는 PVP 모드인 배틀로얄 모드만 이용할 수 있었던 이유도 있어 당시 굉장히 상승세를 타고 있던 비슷한 장르의 모 전투그라운드와 비교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실상 포트나이트는 그 작품과는 다소 방향성이 다른 편이다.
한편 포트나이트는 가격과 구성품이 다른 네 개의 에디션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비싼 쪽으로 갈 수록 다양한 구성품이 있는데, 한 명이 구매하면 두 명에게 선물할 수 있는 스탠다드 에디션을 제공하기도.
■ PVP 모드, 배틀로얄
포트나이트의 PVP 모드인 배틀로얄은 최대 100명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게임룸에 모여 최후의 생존자, 승자를 가리는 이름 그대로의 모드다. 모두가 혼자서 경쟁하는 1인용 솔로 모드부터 다른 플레이어 한 명과 2인 팀을 짜는 듀오, 총 네 명의 플레이어가 팀을 이루는 스쿼드 모드에 더해서 모든 플레이어가 스나이퍼 라이플만 사용 가능한 스나이퍼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포트나이트 배틀로얄 모드의 특성상 스나이퍼 모드에서도 처음부터 스나이퍼 라이플을 들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배틀로얄 특유의 운 요소가 다소 존재한다.
PVE 모드인 세이브 더 월드에서는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긴 하지만 배틀로얄에서도 빌딩 액션이 꽤 유효하게 사용된다. 아니, 엄밀히 따지면 빌딩 액션을 잘 활용하는가의 여부로 실력차가 극명하게 벌어지기까지 한다. 이미 게임을 능숙한 단계 이상으로 플레이 할 수 있는 고수 플레이어가 초보 플레이어를 일방적으로 농락해 처치하는 소위 '빠요엔'이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고 실제로 이 빌딩 액션을 잘 활용하는 플레이어들이 모든 모드에 최소 다섯 명 이상은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배틀로얄 형태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플레이어는 매칭이 완료되면 열기구를 달고 있는 버스에 탑승한 채 특정 항로를 일직선으로 비행하며 원하는 타이밍에 하차해 낙하산을 펼칠 수 있다. 꽤 멀리까지 빠르게 닿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지역이 안전하다고는 하기 어려운 편이며 획득하게 되는 장비의 등급도 존재하기에 운 요소가 꽤나 크게 작용한다.
다른 플레이어와 목숨을 내놓고 전투를 벌이는 생존 모드니 확실히 획득한 장비의 등급 차이로 인한 영향이 있긴 하지만 동시에 한 번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아이템의 인벤토리가 굉장히 적고, 회복 계열의 아이템들 역시 무기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슬롯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템 파밍에서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와! 타요버스!
3인칭 시점에서 진행되기는 하지만 이동방향을 고정한 상태로 주변을 둘러볼 수 없어 점프하면서 빠르게 주위를 돌아보거나 아예 특정 장소에 빌딩 액션으로 구조물을 만들어 진을 치고 있는 것이 자주 보이는 플레이다. 장거리에서의 정조준 사격도 은근히 기존의 슈팅 게임들과는 느낌이 다른 편이라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배틀로얄 모드에서는 플레이어의 캐릭터인 영웅을 임의로 선택할 수는 없다. 매번 플레이어 영웅이 변경되는 방식이다. 반면에 세이브 더 월드에서는 플레이어가 원하는 영웅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특정 영웅을 중점적으로 사용한다면 이쪽이 적절한 선택이다.
■ 디펜스형 PVE, 세이브 더 월드
세이브 더 월드는 디펜스형 PVE 모드로, 혼자서 플레이하거나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거점을 방어하는 형식이다. 곧장 전투로 이어지는 배틀로얄 모드와는 달리 세이브 더 월드는 인트로부터 충실하게 시네마틱 영상 등 스토리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예고 없이 찾아온 폭풍으로 인해 지구상의 인류 98%가 사라지고 좀비들이 몰려오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영웅과 생존자들을 이끌고 인류를 구하는 것이 주 목표다.
때문에 스테이지는 스토리의 진행에 따라서 점점 다른 장소로 넓어지고, 일정 구간마다 최초의 거점을 방어하는 상위 난이도의 스테이지가 등장하기도 한다. 일종의 초보자 가이드 역할로 세이브 더 월드의 각종 기능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보상을 내걸고 플레이어의 진행 방향을 유도한다.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재화로 각종 아이템과 영웅, 생존자 등이 들어간 피냐타 뽑기가 가능해 특정 무기나 영웅을 노리는 상황이 아니라면 무난하게 게임 내 재화를 사용해서 영웅을 고등급까지 성장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더불어, 이제는 일부 영웅이나 무기에 한해 코인으로 교환하는 시스템도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전 얼리액세스 단계에 비해 상황이 좋다면 좋다고 할 수 있다.
솔져를 비롯해 네 개의 영웅 직업군이 존재하며 각각의 직업군에서 생존전문가 등의 세부 직업군으로 나눠진다. 가령, 포트나이트의 각종 매체 홍보물에서 볼 수 있는 금발의 근육질 남성의 클래스가 솔져-생존전문가인 것처럼 각각의 영웅들은 클래스 계열에 맞는 스킬들과 무기 특화 특성 등을 보유하고 있다. 초기에는 이런 각종 영웅들을 수집하는 맛이 있다.
스테이지의 기본 골자는 플레이어가 지켜야 할 거점에 도달하고,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사물을 곡괭이로 파괴해 다양한 자원들을 수집하고 이를 사용해 방어거점을 건설 및 수리한 뒤 웨이브를 시작하는 형식이다. 여담으로 곡괭이를 사용한 자원 획득은 배틀로얄 모드에서도 마찬가지로 가능해 이를 사용한 건축물 건설도 가능하다.
거점에 설치할 수 있는 각종 함정들에도 등급이 있고, 벽과 바닥, 천장에 설치할 수 있는 계열로 분류되며 이들은 한 번 사용하면 사라지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함정을 제작하거나 보상으로 획득한 함정을 활용하게 된다. 혼자서 억지로 플레이 하는 경우 다른 플레이어와 하는 것보다 훨씬 긴박하게 게임이 돌아가 아예 거점의 벽 밖에서 찰싹 달라붙어 빙빙 돌며 적을 처치하고 초 단위로 파괴된 시설을 수리하는 과정의 반복이 되는 경향이 있다. 극초반을 넘어서면 목재 벽만으로는 물량이 감당이 안되는 편이라 혼자 플레이 시 철을 캐러 다니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원래 다수의 플레이어가 함께 하는 것이 전제가 된 모드라 홀로 즐기는 경우 당연히 시간도 시간이고 소모되는 탄환이나 자원 등도 더 많이 필요하다.
■ 스킬 트리와 연구, 아이템 제작
세이브 더 월드 모드에서 플레이어는 4개의 티어로 나뉜 스킬 트리와 연구 트리를 차례대로 강화해나가게 된다. 스킬 트리는 게임을 진행하고, 일정량의 경험치가 모이면 스킬 포인트를 획득하고 그 스킬 포인트를 사용해 다음 단계의 스킬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초반에는 일직선으로 진행되지만 일정 구간에서 선택지가 나뉘는 형태다. 이 스킬의 영향이 세이브 더 월드에서는 꽤 크게 작용한다. 각종 영웅 스펙업과 편의 기능도 이쪽과 연구 트리에 몰려있기 때문에 결코 경시할 수 없는 컨텐츠 중 하나다. 연구 트리도 마찬가지로 각종 연구들을 쌓이는 연구 포인트로 열어나가는 방식이지만 차이가 있다면 연구는 일정량의 경험치를 채워야 1개의 스킬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스킬과 달리 저절로 쌓이는 자원이라는 점.
배틀로얄 모드만 즐긴다면 몰라도 세이브 더 월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수시로 함정의 제작이나 탄환 제작, 여러 종류의 무기 제작이나 수리를 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자원들을 획득하게 된다. 배틀로얄 모드에서 총기나 탄환을 무작위로 획득해 이론적으로 탄만 잘 수집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세이브 더 월드에서는 자원 채집용 곡괭이를 제외한 모든 무기류가 내구도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내구도가 떨어질 때까지 사용하면 파괴된다. 대신 제작을 하거나 보상으로 습득, 또는 피냐타 뽑기를 통해 획득한 장비의 경우 파괴되기 전까지는 계속 이어서 사용할 수 있다. 기본 기관총이나 권총 계열의 탄은 간단한 자원으로 양산할 수 있지만 조금 특수한 무기들로 넘어가면 쉽게 얻기는 힘든 재료들이 탄 제작에 들어가 양산에는 어려움이 있다.
영웅들이나 생존자들도 레벨업과 희귀도 업그레이드, 진화가 가능하다.
■ 방향성이 다른 게임
서두에서도 이야기 했고, 앞서 언급한 내용들만으로도 알 수 있듯 포트나이트는 단일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들과는 방향성이 다른 게임이다. 배틀로얄 모드에서도 비교적 밸런싱이 되어 있는, 최소한 표면적으로라도 무기 사이의 큰 차이가 없는 기존 동일 장르 작품들과 달리 포트나이트의 배틀로얄 모드는 처음부터 획득 가능한 무기들의 레어도가 무작위로 지정된다. 따라서 높은 등급의 무기를 획득하는 것이 좋다. 운 요소에 위력이 갈리는 경향이 있는 편이다.
등급 말고도 확실한 포트나이트의 개성은 빌딩 액션에 있다. 초보에게는 나름의 생명보험으로, 고수에게는 고차원의 빠요엔 시전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세이브 더 월드와 배틀로얄 두 모드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플레이어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자극한다. 이 시스템을 도입해서 필드에 위치한 다양한 사물들을, 심지어 건물까지 파괴해 자원으로 삼는 것이 가능하며 때로는 건물 안에 밀폐된 공간을 만들 수도 있다. 아예 높이 솟은 봉우리에 오르는 계단을 만들어 고지를 점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쉬운 점 몇 가지를 이야기하자면 우선 프리투플레이를 기조로 하고 있으며 유료 결제 시스템을 통한 뽑기 시스템이 있어 일일퀘스트들은 다소 단조로워 전부 달성하려면 피로감이 있다. 특히 슈팅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의 경우 초반에 실력이 그렇게 붙지 않았을 때는 특정 무기로 몇 명 이상 처치 같은 퀘스트는 그야말로 언제 끝날지 모르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것.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