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호 획득해도 흥행은 옛말… K-게임, 중국서 고전하는 이유

높아진 눈높이, 그렇지 못한 K-게임
2026년 07월 30일 16시 00분 14초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게임업계와 시장의 반응은 예전과 달리 '무덤덤'하다. '판호만 받으면 대박'이던 공식은 어느새 옛말이 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올해 외자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받은 국산 게임은 벌써 9건에 이른다. 1월 '라테일'(액토즈소프트)을 시작으로 '샤이야'(넥슨), '아크 레이더스'(넥슨), '라그나로크'(그라비티), '뮤'(웹젠), '나이트크로우'(위메이드), '라그나로크M: 이터널러브'(그라비티), 그리고 최근에는 '아이온 모바일'(엔씨)이 외자 판호를 받는데 성공했다.

 

올해 중국이 발급한 외자판호는 36건. 그 중 9건이 한국 게임으로 비중이 굉장히 높아졌다. 하지만 중국 땅을 밟았음에도 기대감은 예전같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게임 유저들의 높아진 눈높이와 취향의 변화 등 넘어야 할 벽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자체 개발사들의 가파른 성장에 따른 '개발력 역전 현상'이다. 거대한 자본력과 인력을 바탕으로 무장한 중국 게임사들은 '원신', '블랙 신화: 오공'과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고품질 작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한국 게임은 중국 유저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그래픽과 완성도 면에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최근 판호를 받은 한국 IP 목록을 보면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아이온 모바일'과 '아크레이더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2000년대 흥행했던 장수 IP에 편중되어 있다. 그 동안 판호 발급이 지연되기도 하고, 심사 기준도 까다로워지면서 심사 기간 자체가 장기화 된 탓에 '낡은' 게임이 이제서야 출시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이해되지만, 중국 게임 유저들의 선택을 받기는 쉽지 않다.

 

참고로 '아이온 모바일'은 엔씨와 중국 셩취게임즈가 공동 개발한 신작으로, '아이온'을 모바일 환경에 맞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셩취게임즈가 중국 서비스를 맡는다.

 


 

또 유행하는 장르와 유저 취향의 변화도 발목을 잡고 있다. 과거 중국 모바일·PC 시장을 호령했던 대형 MMORPG와 'P2W(Pay to Win·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구조)' 과금 모델은 현지에서 이미 외면받는 추세다. 현재 중국 시장의 주류는 AOS(MOBA), FPS, 서브컬처 수집형 RPG로 재편되었으나, 한국 게임사들은 여전히 과거의 성공 공식인 MMORPG와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 모델에 치중해 유저 모객에 실패하고 있다.

 

수월한 판호 발급을 위해 현지 퍼블리셔나 개발사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도 악재다. 현지화 실패 및 라이브 서비스 부실 문제도 잦지만, 중국 개발사에 IP를 대여해 주고 로열티를 받는 하청 형태가 늘어나면서 설령 성과가 나더라도 한국 게임사가 가져가는 실질 수익은 현저히 낮아졌다.

 

게임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게임 시장이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레드오션으로 변한 만큼, 더 이상 '판호 발급' 자체가 흥행이나 주가 상승의 치트키가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은 여전히 높지만, 단순히 과거 IP를 우려먹거나 과금 유도 중심의 게임으로는 중국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며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판호 획득 후 조용한 퇴장'이라는 잔혹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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