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최애는 ‘레고’인가, 아니면 ‘배트맨’인가

LEGO® Batman™: 레거시 오브 더 다크나이트 리뷰
2026년 05월 28일 12시 32분 25초

‘레고 시리즈’ 게임은 상당히 독특한 설정을 기반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유명 영화나 캐릭터, 심지어 게임에 이르기까지 비주얼과 배경, 모든 오브젝트를 레고 특유의 방식으로 만든 것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나 레고 시리즈는 블록이 주는 장점을 적극 활용했다. 사물을 부수고, 재조립한다. 이를 통해 ‘레고’라는 브랜드 본연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

 

아기자기한 레고 모형으로 재탄생한 캐릭터들, 그리고 배경이 어떻든 간에 마치 레고 블록으로 만들어진 듯한 게임의 모습은 아이들은 물론이고 성인에게도 어필하는 부분이 많았다. 무엇보다 원작이 레고를 통해 ‘장난감’화 된 모습 자체가 보는 즐거움을 충분히 만족시켜 주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능력을 활용해 퍼즐을 풀어 나가는 즐거움, 그리고 원작의 스토리를 탁월하게 녹여 낸 감각, 레고 시리즈 특유의 코믹적인 위트들(물론 양키 센스 스타일로 만들어지다 보니 국내 팬들에게는 그 재미가 조금 덜하기는 하지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재미 요소들이 녹아 있다 보니 높은 난이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팬 층이 상당히 많은 모습이기도 하다.

 


 

- 완전히 새로운 ‘배트맨’식 시점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LEGO® Batman™: 레거시 오브 더 다크나이트(이하 다크나이트)’는 전형적인 레고 시리즈의 문법을 벗어난 작품이다.

 

통상적인 레고 시리즈는 소재가 바뀌기는 해도 중심적인 시스템과 틀은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러한 부분이 유지되어 왔다.

 

퍼즐을 풀어 나가는, 어드벤처 스타일이 가미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넓은 시야와 쿼터뷰를 제공한 것 역시 특징적이다. 이를 통해 원작이 어떻게 ‘레고스럽게’ 변하는지를 쉽게 확인이 가능했고, 상대적으로 넓은 시야를 제공함으로 해서 게임의 난이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 시점 조절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하면서 2인 로컬 플레이의 만족감을 높여 주었고, ‘판때기 위에서 적당히 놀아라’ 식으로 주변의 블록을 활용하거나 파괴하는 행위들 역시 충분히 만족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다크나이트는 완전히 궤를 달리한다. 지금까지의 시리즈와는 확실히 다르다. 이는 기존의 넓은 시야를 기반으로 한 쿼터뷰 방식의 스타일을 벗어나 마치 배트맨을 소재로 한 게임들처럼 3인칭 액션 어드벤처 형태의 시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까지 항상 비슷한 형태였던 것은 아니다. ‘레고 스타워즈: 스카이워커 사가’의 경우 기존과는 다른 시점을 활용했다. 하지만 이번 다크나이트는 그 정도가 다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배트맨’ 시리즈를 소재로 한 일반적인 게임들과 비슷한 시점으로 플레이가 진행된다.

 

게임을 시작하고 처음 느껴지는 감정은 솔직히 ‘레고 시리즈가 맞나?’ 하는 심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캐릭터는 크고 화면도 타이트하다. 움직이면서 자주 카메라 앵글을 바꿔야 하는 불편함도 존재했다. 내가 알던 그 ‘정형화된’ 느낌이 결코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레고를 활용한 캐릭터와 배경은 살아 있다. 다만 흔히 말하는 ‘귀여운 게 왕커서 더 좋음’은 아니다. 확실히 시점의 차이가 아기자기한 게임의 분위기를 다소 흐트러트리는 느낌이 있다.

 


 

반면 원작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만족감이 훨씬 높을 만하다. 배트맨 시리즈와 거의 흡사한 시점을 제공하기에 오히려 더 익숙한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기존의 레고 시리즈와 비슷한 시점을 사용했다면 게임의 재미가 더 줄었을 것 같기는 하다. 다만 이것은 ‘배트맨’이라는 IP 자체를 더 좋아하는 이들에게 통하는 말이고 ‘레고 시리즈’라는 자체가 다른 IP에 우선시 되는 이들 입장에서는 조금 이질감이 드는 부분이 많다.

 

- 새로움에 새로움을 더하니 ‘완전 새로움’이 됐다

 

다크나이트의 또 다른 특징은 오리지널 스토리, 그것도 지금까지의 시리즈를 총집편처럼 활용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레고 시리즈의 경우 원작의 엑기스 위주로 스토리 라인을 사용하거나, 마블이나 기존 배트맨 시리즈처럼 오리지널 스토리 라인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다크나이트 역시 배트맨을 소재로 한 이전 작품들처럼 오리지널 스토리 라인을 활용한다. 시작 부분은 어느 정도 ‘배트맨 비긴즈’를 따라가는 느낌이지만 이후부터는 다양한 다른 작품 내용들이 버무려지기 시작한다.

 


 

다만 다른 원작들이 ‘정직하게’ 비벼지는 것은 아니다. 마치 평행 세계처럼 인과 관계나 설정, 시간적인 부분들이 원작과는 다르게 혼합된다. 기본적인 중심은 분명히 잡고 있다. ‘조커’가 갑자기 착한 인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용은 다르다.

 

물론 친숙한 캐릭터, 그리고 어디에서 본 장면들이 등장하는 등 여러 원작과의 유사성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다른 작품의 기억을 그대로 가져온다면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굳이 정리를 하며 끼워 맞추기 보다는 유사한 평행 세계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즐기는 것이 좋다.

 

새로운 카메라 앵글, 그리고 오리지널 스토리로 게임이 만들어지다 보니 확실히 새로운 느낌도 크다. 과거 레고 배트맨 시리즈와 비교해도 그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질 정도다.

 


 

- 이질적이지만 빠져든다

 

사실 다크나이트 리뷰를 진행하면서 고민이 적지는 않았다. 배트맨 IP를 활용해 만든 게임에 레고 시리즈의 맛을 넣은 게임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레고 시리즈에 배트맨 IP를 넣은 게임인지 정확히 판단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다크나이트는 배트맨이라는 IP에 레고의 맛을 넣은 느낌에 더 가까운 게임이다. 캐릭터와 배경은 우리에게 친숙한 ‘레고’이고, 시리즈 특유의 레고 식 개그 감성, 그리고 쉬운 난이도와 가볍게 플레이가 가능한 특징이 그대로 포함되어 있지만 사실상 배트맨이라는 IP의 색깔이 더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카메라 앵글, 그리고 스토리를 끌고 가는 흐름이 기존의 시리즈에 비해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만큼이나 팬이 느끼는 만족감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을 듯하다. 배트맨 시리즈를 좋아하면서 레고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사실상 만족도가 최상인 작품일 수밖에 없다. 반면 레고 시리즈 자체를 좋아하지만 배트맨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익숙했던 시점 및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가 이질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게임이 실망스럽다는 의미는 아니다. 충분히 만족스럽다. 다만 어떤 부분에 더 중점을 두는가에 따라 만족감 자체의 총량이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기자의 경우 배트맨 보다는 레고 시리즈 자체에 더 무게감을 주는 사람이지만 게임을 즐기면서 재미가 없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물론 익숙하지 않은 카메라 앵글, 그리고 지속적으로 시점을 조작해 줘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게임 자체의 중독성도 강하고 플레이의 즐거움도 높았다.

 

원작을 많이 알지 못해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큰 문제가 없기는 하다. 다만 시리즈의 총집편 격인 게임인 만큼 특정 장면이나 기타 여러 부분에서 원작을 잘 알고 있다면 보다 긍정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게임은 배트맨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작품이다. 물론 추가적인 조건이 있다. 레고 시리즈 또한 좋아해야 메리트가 생긴다는 점이다. 반면 자신이 순수하게 기존의 레고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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