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변화한 삼국무쌍, '진·삼국무쌍:ORIGINS'

그렇기에 아쉬움도 남아
2025년 02월 03일 11시 44분 20초

디지털터치는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의 택티컬 액션 게임 진·삼국무쌍 시리즈 최신작 '진·삼국무쌍:ORIGINS'를 PS5, Xbox Series X/S, 스팀에 지난 17일 정식 출시했다.

 

진·삼국무쌍:ORIGINS는 고대 중국의 역사서 삼국지의 세계를 무대로 한 택티컬 액션 게임이다. 게임 속에서는 플레이어가 과거의 기억을 잃은 무예가가 되어 황건의 난부터 적벽대전까지 전란의 시대를 헤쳐나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번 타이틀은 압도적인 수의 병사들이 뒤섞여 있는 실감 나는 전장을 누비면서 일기당천의 활약을 펼치며 아군을 승리로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기존과 같으면서도 완전히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본 리뷰의 경우 PS5에서의 플레이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이야기의 주역인 세 세력이 첫 등장하는 1장의 끝까지만을 다뤄 스포일러를 줄였다.

 

 

 

■ 오리지널 주인공으로 즐기는 삼국무쌍

 

그간 진·삼국무쌍 시리즈를 꾸준히 플레이해왔던 입장에서 오리지널 주인공을 무대로 올려 스토리를 전개시킨다는 이 새로운 시스템에 반가움이 절반, 걱정이 절반이었다. 뭐니뭐니해도 기자가 진·삼국무쌍:ORIGINS 이전에 플레이했던 시리즈들은 주로 삼국지의 무장들이 갈수록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무쌍무장으로 추가되어 그들을 조작해 이야기 전개를 따라가는 방식이었고, 오픈월드 형식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던 8편까지도 그런 경향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진·삼국무쌍:ORIGINS의 오리지널 주인공 체제는 확실히 신선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삼국지에 동양적인 판타지 요소를 섞어 오리지널 캐릭터를 태평의 중심이라는 역사 속 알려지지 않은 개입자로 만들어 유비 삼형제를 필두로 하는 훗날의 촉, 조조의 위, 손견 삼부자가 일군 오의 주요 인물들과 모두 마주치고 교류하게 만드는 것은 진·삼국무쌍 시리즈 중에서도 엠파이어즈에서나 주로 경험할 수 있었던 요소였다.

 

이번에는 황건의 난이 시작되기 전부터 젊은 시절의 관우와 장각과 만나 관리와 맞서는 주인공이 황건의 난 이후 각 세력 주요 인물들의 젊은 시절을 함께하면서 적벽대전까지의 이야기를 체험하게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공상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기존 시리즈처럼 장각 3형제는 도술로 마법에 가까운 일들을 벌이고 플레이어는 태평의 중심이라는 집단의 일원이 되어 기억을 잃은 상태로 여러 인물을 만나면서 사건에 휘말리는 방식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함께할 세력을 고를 수 있고 회차에 따라 조금 달라지는 부분도 준비되어 있다.

 


오리지널 주인공은 굉장한 미청년

 


아니 장각형 왜 이렇게 잘 생겨졌어요?

 


 

 

 

■ RPG적 요소·난이도 강화된 대규모 전투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오리지널 캐릭터인데다 지도를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반복성 사건에 개입해 전투를 벌이기도 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각종 무기의 숙련도를 높이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늘어나고 각 무기군의 무기를 전투에서 습득하면서 더 높은 강화도의 장비를 획득하거나 전투 도중 일시정지 메뉴에서 갈아끼우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일종의 캐릭터 레벨 시스템을 통해 무술의 숙련도에 따른 능력 트리도 올릴 수 있어 갈수록 캐릭터가 강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기존 시리즈에서도 무기 획득이나 무장들의 레벨 요소는 있었지만 이번은 그걸 보다 끌어올려서 RPG적인 느낌을 좀 강화했다는 느낌을 준다.

 

대규모 전투를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은 발매 전부터 트레일러를 통해 선보였던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였다. 실제로 각 주요 전투에서는 상황에 따라 대규모 군단과 맞붙을 수 있게 된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총대장을 보호해야 하거나, 거점을 점령하는 등의 친숙한 요소 외에 대규모의 병력이 대군단으로 한 몸이 되어 수시로 진법 공격을 취하거나, 대군단을 지휘하는 적장이 책략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대군단은 물론 그냥 거점들이나 특정 지점들에 위치하는 적들 사이에 단신으로 뛰쳐들어가면 공격당하기가 쉬워 지난 시리즈처럼 막무가내로 들어가기보다는 돌출을 피하고 착실히 많은 적을 바깥에서부터 베어넘기는 등의 선택이 필요하다.

 

대군단을 상대하거나 전투의 최종 부분에 돌입하기에 앞서 지휘관의 근처로 가서 돌격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대군단과 함께 상당히 대규모 전투의 현장감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무장과 싸울 때 자연스레 원진을 형성하면서 일종의 단기접전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도 인상적이었으며 이름조차 없는 클론 무장 중에서도 중요도가 낮은 적장을 상대할 때 방심하면 피해를 좀 입을 수 있는 정도로 난이도를 끌어올린 점도 인상에 남는다. 아예 장각 같은 보스들과는 마치 엘든링 같은 게임들처럼 별도의 보스전을 마련해두기도 했으며 이번 작품에서는 여포가 상당히 강하게 구현되어 있어 플레이어를 가로막는 1차 통곡의 벽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액션도 더욱 호쾌해졌다.

 


일기당천의 전투도 건재

 


장각이 천둥도 떨어뜨리고 바위도 날려보내는데 태평도 안 들어가고 뭐해

 

■ 아쉽기도 하지만 좋은 쪽으로 달라져

 

이번에는 일단 아쉬운 점부터 먼저 이야기하고 싶다. 진·삼국무쌍 시리즈를 예전부터 오랫동안 접하면서 특유의 무장 모델링과 그 개성, 다양한 무기군과 이들을 조작해 전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이번에는 어떤 무장이 무쌍 무장으로 들어와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될 것인지 기대되는 부분이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리지널 무장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무쌍 무장도 절반으로 확 줄었다. 남성 무장은 물론이고 여성 무장들의 경우는 세력마다 한 명으로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 시리즈에서 진나라나 기타 세력 외엔 스토리가 진영별로 멸망 시점까지 그렸던 것을 생각하면 다루는 범위가 줄은 것도 아쉬움이 생긴다. 2회차부터는 하다못해 스토리는 같더라도 모든 무쌍 무장으로 플레이가 가능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볼멘소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각 무장들의 색다른 외형을 볼 수 있는 것은 좀 신선했다. 이전의 전국무쌍 사나다마루처럼 젊은 시절의 무장들을 볼 수 있다는 것 외에도 기존의 이미지와 인상 자체가 달라진 무장들도 있다. 적어도 전국무쌍4-2에서 5편으로 넘어갈 때처럼 캐릭터 모델링이 격변을 맞이하지 않았다는 것은 다행이다.

 


말을 얻은 뒤로는 맵에서도 말을 탈 수 있다.

 


기존의 인덕 넘치는 디자인에서 동네 힘 좀 쓰는 사람의 분위기도 나오는 젊은이로

 

물론 기존 시리즈의 방식으로는 더 팬을 늘리기가 어렵다는 고민도 있었던 것이라 생각되나, 반대로 진·삼국무쌍:ORIGINS에서의 오리지널 주인공 체제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도 조금 의문이 생긴다. 확실히 재미는 있다. 처음 입문할 때 이것으로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변화는 좋았다. 하지만 시리즈가 더 이어진다면 어떤 방식으로 메인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지워지지 않는다. 아니면 전국무쌍4처럼 메인 시나리오 외에 전국유랑 모드 같은 것을 동봉한다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든다.

 

아쉬운 부분은 이 정도로 하고, 괜찮은 부분도 굉장히 많다. 앞서 언급한 대규모 전투의 현장감이나 확실히 강한 것을 체감할 수 있는 무쌍 무장들과 무장전의 난이도 조절, 그리고 줄어든 만큼 무쌍 무장들과의 인연을 더 다루는 부분에서는 좋은 평가를 줄 수 있다. 거기에 진·삼국무쌍6에서처럼 무장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한 것도 인상적이다. 진·삼국무쌍6에서는 유선을 좋은 쪽으로 재해석하면서 다소 평가가 갈리긴 했지만 이번에는 늘상 개그 캐릭터처럼 등장하고 헤어스타일이나 목소리 또한 우스꽝스러웠던 장각이나 동탁 같은 무장들을 재해석해 진중하거나 멋지기도 하고, 정사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재해석을 해낸 것이 인상적이다.

 

진·삼국무쌍:ORIGINS은 무쌍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에게 적극적으로 권할 수 있을만한 잘 만들어지고, 잘 변화한 신작이다. 전작을 플레이해왔던 게이머에게는 아쉬움 약간이 첨가되겠지만 판매고만 잘 올라간다면 충분히 시리즈의 지속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이 맞이한 격변 수준의 차이

 


아니 근데 아저씨들 다른 의미로 저를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요…….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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