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이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라인게임즈가 준비 중인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과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이하 회색의 잔영)'은 닌텐도 스위치로 개발 중인 어드벤처 SRPG로, 90년대 큰 인기를 얻었던 창세기전과 창세기전2의 합본 리메이크 타이틀이다. 원작의 스토리와 전투 방식 등의 특징을 계승하면서도 언리얼엔진4 기반의 고품질 그래픽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이하 아수라 프로젝트)'는 미어캣게임즈가 개발 중인 SRPG로, 창세기전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세계관을 적용한 오리지널 신작이다. 원작 캐릭터들은 물론, 새로운 스토리와 캐릭터가 등장해 창세기전의 역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레그스튜디오의 이세민 디렉터와 미어캣게임즈의 남기룡 대표, 라인게임즈의 이경진 창세기전 IP디렉터와 함께 진행된 공동인터뷰에서 새로운 '창세기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오랫동안 소식을 듣지 못했다. 개발 과정을 공유하지 못한 이유가 있나?
이세민: 행사에 나가거나 영상을 준비하려면 시간을 잡아먹는다. 'LPG 2021'이후 내부에서도 홍보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개발 기간과 개발력을 고민해 봤을 때, (홍보 보다는) 개발에 집중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게임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팬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한데 그걸 잘 하지 못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 다음으로 준비 중인 타이틀은?
이경진: 안타리아 팀에서는 창세기전3와 서풍의 광시곡을 준비하고 있다. 창세기전3는 준비가 완료됐고 서풍의 광시곡도 꽤 준비된 상태다. 창세기전3 파트2 등도 현재 대본을 준비 하고 있다. 참고로 창세기전 시리즈는 스토리가 이어지기 때문에 앞의 게임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수 있는데, 대본 준비 과정에서 앞의 게임을 안해도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 오래된 IP라 리소스를 찾기 힘들었을텐데, 개발 중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이경진: 소프트맥스가 정리된 후 보유하고 있던 하드디스크를 모두 가져와 모든 리소스를 정리했고, 창세기전 시리즈별로 회사에 존재하던 리소스는 모두 확보할 수 있었다. 특히 '회색의 잔영'은 디테일하게 리메이크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 게임을 하면서 모든 전투신과 이벤트신 캡쳐를 다해서 이어붙였다. BGM도 다 찾아냈다. 그렇게 작업 전 모든 리소스를 찾고 문서화까지 했다. 그렇게 초반 3개월 가량 사전 준비작업을 했는데 정말 힘들었다. 그 이후에는 리소스 문제는 크게 없었다.
- '창세기전'을 처음 접하는 이용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계획인지?
이세민: IP가 오래되긴 했지만 스토리의 재미 요소는 나이랑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원작을 지금 플레이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고, SRPG 턴 베이스라는 장르적 호불호까지 설득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창세기전 IP의 유명세라고 해야하나, 많은 원작 팬들의 이야기나 분위기를 통해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창세기전이 도대체 뭐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경진: 올드 유저, 신규 유저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스토리를 굉장히 많이 만졌다. 특히 대사를 보면, 90년대 게임이기에 지금은 잘 안쓰는 사자성어 등 무협 스타일의 대사가 많이 나와서 현대적 감각에 맞게 많이 고쳤다. 그리고 스토리적으로도 기존에 비어 있던 내용들을 잘 메웠다.
창세기전2에 비해 대본의 총량적인 부분은 2배 정도 되는데, 그게 또 마냥 길면 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드라마 위주로 취사 선택을 많이 했다. 너무 자잘한 이야기는 버리고, 묻혀 있던 주요 인물들은 살리는 식으로 조정하는 등 기존 팬이 아닌 신규 유저가 보더라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
회색의 잔영
- 발매시기가 겹치는데, 스위치 버전와 모바일 버전의 포지션이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 설명 부탁한다.
이세민: 발매 시기가 겹치는 건 의도한 건 아니고, 열심히 만들다 보니 마침 모바일과 함께 출시하게 됐다. 창세기전 IP를 확실히 알린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 두 게임 모두 잘 만들어서 결과가 좋으면 좋은 선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남기룡: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시기에 같이 출시하는 게 저변 확대나 마케팅 측면에서 좋은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회색의 잔영 같은 경우 하나의 완전한 콘솔 작품으로 재미가 있을 거고, 아수라 프로젝트는 라이브 서비스가 예정된 게임이기에 IP 저변 확대 후 차기작에 유저들이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모바일 플랫폼이다 보니 콘솔과 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각각 독립적으로 다르게 즐겨주셨으면 한다.
이경진: 처음 계획을 세울 때 부터 나온 작품만 5개다. 그걸 다 해야 스토리 전개가 온전히 되는데, 그걸 하나의 개발사에서 하다보면 진행 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창세기전은 스토리가 꾸준히 이어지기 때문에 후속 발매 시점이 늦어지면 이전의 이야기를 잊을 수 있고, 세계관이 방대하다보니 이야기가 끊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콘솔과 모바일을 병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완결된 하나의 이야기는 레그 스튜디오가 담당하고, 모바일을 통해서는 현재 회색의 잔영 내용과, 신규 스토리, 시대가 다른 이야기 등을 계속 담아낼 예정이다. 하나의 게임을 '우려먹으려고' 여러 개로 내는 게 아니라, 계획이 있었다는 점을 유저들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 원작에서 계승된 콘텐츠나 개선된 콘텐츠가 있다면?
이세민: 원작의 먼치킨스러운 부분을 게임답게 할 수 있게 해석을 많이 했다. 원작처럼 룬 마법을 쓰지 않는 대신 계열 등을 캐릭터 특성이나 클래스 등의 설정에 맞춰 재배치하거나 새로 만들었다. 패시브로 캐릭터의 특성을 표현하려 하기도 했다. 플레이를 해보면 IP 해석과 게임화에 대한 부분을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최근의 SRPG가 가진 시스템도 당연히 넣었다.
- 다회차 요소가 있나?
이세민: 회차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멀티 엔딩 이런 건 아니지만, 플레이 시 돈, 스킬성장 아이템 이런 몇가지 요소를 DLC 용자의 무덤 등에서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1회차 난이도를 고민 중인데, 기본적으로 스토리를 즐기는 데는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DLC 쪽은 정말 어렵게 만들 생각이다.
회색의 잔영
- 차기작은 속도가 좀 빠르게 나올 수 있을까?
이경진: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이 끝난게 4년 정도 전이었고, '안타리아팀'이 만들어진게 2년 전이다. 2개 정도 게임의 대본이 남아있기에 향후 개발 속도는 좀 더 빠르지 않을까 싶다. 회색의 잔영은 처음 개발하는 게임이다보니 좀 늦어졌다. 병행으로 진행된 아수라프로젝트만 해도 개발 속도가 훨씬 빨랐다.
이세민: 원래 유니티 엔진으로 만들다가, 언리얼 엔진으로 엔진을 바꿨다. 보통 그런 경우 팀을 해체하는데, 라인게임즈에서 창세기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으니 열심히 해보라며 해당 인력들이 학습하고 R&D할 시간을 줬다. 게임 자체는 PV를 공개했을 때 실체화됐고, 개발에 집중하다보니 좀 늦어졌다. 다음 프로젝트는 아마 서풍의 광시곡이 될 것 같다. 라인게임즈와 협업한다면 (회색의 잔영보다) 훨씬 빠르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 소프트맥스의 최연규 디렉터가 자문역할을 한다고 들었는데,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이경진: 최연규 디렉터와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원작 내용을 확인하다 치명적인 문제 등이 생기면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문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라인게임즈 산하 스튜디오에서 다른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 아수라 프로젝트의 주요 BM은 무엇인가?
남기룡: 기존 수집형 모바일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캐릭터와 장비뽑기가 주요 과금 모델이다. 다만 창세기전 IP를 오래 유지하고자 하기에 과금을 소위 '맵게' 하는 것 보다 가능하면 많은 유저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걸 목표로 한다. 메인 콘텐츠가 스토리인데, 메인 콘텐츠는 과금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밸런싱 하고 있다.
- 원작 캐릭터들의 먼치킨스러운 부분을 수집형 모바일 게임에서 어떻게 밸런싱하고 있나?
남기룡: 이용자들이 다양한 조합을 짜는 재미를 원하지, 특정 먼치킨 캐릭터만 플레이하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먼치킨 캐릭터는 가급적이면 다운그레이드해서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캐릭터별로 등급이 나눠져 있지만 장단점이 있고 상성이 있기에 대부분 캐릭터들이 끝까지 키우면 비슷한 효과를 낼 것이다.
아수라 프로젝트
- 원작은 싱글게임이지만 모바일은 플레이를 지속적으로 유도해야하는데, 스토리 외 콘텐츠로는 무엇이 있는가
남기룡: 스토리가 메인콘텐츠다. 다른 모바일게임과 비슷한데, 스테이지가 3~400개 정도 구성되어 있다. '용자의 무덤'이 PvE 엔드콘텐츠로, 도전 모드처럼 되어있고 랭킹을 통해 서로 경쟁할 수 있다. 캐릭터가 죽으면 다시 플레이하지 못하는 등의 시즌 경쟁모드도 준비되어 있다. 1~2 개월 마다 새로운 경쟁 모드를 하나씩 출시하는 등 속도를 낼 계획이다.
- 아수라 프로젝트는 창세기전 전체를 아우르는 게임이라고 하셨는데, 모든 시리즈를 포함하는 것인지? 그리고 업데이트 계획은?
남기룡: 창세기전2부터 시작해서 가능하면 내년 중 창세기전2를 끝내는게 목표고, 중간중간 신규 캐릭터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후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할지, 옴니버스 형식으로 서풍의 광시곡이나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할지는 논의 중이다. 개인적으로 서풍의 광시곡을 좋아해서 가능하다면 서풍의 광시곡을 이어서 서비스하고 싶다. 최종 목표는 창세기전3 파트2까지 온전히 스토리를 끝내는게 목표다.
업데이트는 오픈 후 안정화되면 2주 단위로 업데이트를 할 계획이다. 스토리는 준비된 것도 있고, 라이브 서비스를 하면서도 계속 제작은 할 텐데, 유저들의 기대를 개발 속도가 따라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 크로스플랫폼 서비스 계획도 있나?
남기룡: 오픈할 땐 모바일만 서비스하지만, PC빌드도 준비 중이다. 가능하면 최대한 빠르게 출시할 계획이다.
아수라 프로젝트
- 출시를 앞두고 팬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 부탁한다.
이세민: 창세기전 리메이크에 대한 생각을 소프트맥스 재직 시절부터 생각했다. 커리어나 상황 상 못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팀에 합류하게 됐고, 이런 기회가 생긴 것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것, 이 정도면 괜찮다라고 할 만한 것을 계속 열심히 만들고 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 기다려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끝까지 잘하겠다.
남기룡: 창세기전2부터 플레이한 팬이었는데, 창세기전을 개발하게 됐다. 다만, 모바일 플랫폼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과금 요소가 없을 수는 없지만, 무과금으로도 그 감성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회색의 잔영'은 온전히 하나의 작품으로 즐기시고, '아수라 프로젝트'는 좀 더 편하고 재미있게 창세기전 시리즈를 플레이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경진: 창세기전 시리즈가 끝이 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타리아팀에서 정리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모두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선보일 창세기전 게임들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