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법 전부개정안 공청회, 극적 진행 배경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두고 합의
2022년 02월 03일 17시 52분 11초


 

발의 된지 14개월만에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의 공청회가 열린다. 대선을 앞둔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하는데 성공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2020년 12월 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이하 개정안)은 등급분류 절차 간소화,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 비영리 게임 등급분류면제, 중소 게임사 자금 지원, 경미한 내용수정신고 면제, 위법 내용의 게임 광고 금지, 해외 게임사의 국내대리인 지정제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산 저질 모바일 게임들의 국내 게임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면서 이를 견제해야한다는 업계의 목소리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 등 게임산업의 현안을 다루면서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그 동안 본격적인 심사에 필요한 공청회가 계속 무산되어 왔다. 일정이 안된다는 이유다. 타사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정계 관계자는 "야당 측이 일정 문제를 이유로 들면서 공청회 개최 잠정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다른 이슈에 비해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마디로 야당에서는 '당장 급한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1월 중순을 기점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1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게임산업 발전 공약'을 발표했다. 바로 전날인 11일에는 정책본부 산하로 게임특위가 출범됐고, 위원장으로는 하태경 의원이 지목됐다. 참고로 하 의원은 지난 1월 1일 한 게임전문지와 윤 후보가 가진 서면 인터뷰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윤 후보가 이날 발표한 게임 공약에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가 첫 번째로 자리했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골자 중 하나로, 상대인 이재명 대선 후보는 일찍이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다.

 

이 후보는 지난 12월, 디씨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에 직접 글을 게시하고 "이상헌 의원의 게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게임 이용자들의 권익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에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또 "유저들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게임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데 정치가 할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즉, 양당 대선 후보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공청회 개최 합의가 급물살을 탄 것이다.

 

오는 10일 열리는 개정안 공청회에서는 법안의 이해관계자나 전문가로 구성된 진술인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문체위 의원들이 질의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시간관계상 진술인은 여야 1인씩만 추천하는 것으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양당 간사간 합의되었다. 이는 게임법 외에도 다른 한 건의 공청회를 국민의힘이 추가로 요청하면서 진술인 조정이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상헌 의원은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청년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의 게이머와 게임사들에게 중대한 의미가 있는 법안이다. 공청회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용자, 학계, 개발자, 업계 등 우리나라 게임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진술인 수가 대폭 축소된 것은 정말 아쉽다. 하지만 공청회를 통과해야 비로소 법안 심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공청회를 수용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참고로 법안 일부개정시 공청회 개최는 선택사항이지만, 이번 게임법과 같이 전부개정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는 국회법에 의거해 반드시 공청회를 거쳐야 한다. 이번 개정안 공청회는 계속 무산되다가 작년 하반기 재추진 됐으나, 국민의힘 의원 11인이 확률형 아이템 대목을 완전 삭제한 전부개정안을 따로 발의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해당 법안은 철회됐다.

 

한 게임업계 전문가는 "게임법이 정쟁의 희생양이 된 것 같았지만, 극적으로 열리게 되어서 다행"이라며 "더 미적거리다가는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연말에나 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또 "결국, 게임 이용자들과 업계의 뜻이 아니라 한 대선 후보의 변화된 입장에 열리게 된 셈이라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이상헌 의원은 지난해 11월, 공식블로그를 통해 공청회 개최를 위해 게임이용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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