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매력적 모드로 차별화를 추구…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4(PS4)

시리즈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작품
2018년 10월 30일 22시 48분 22초

지난 2003년 첫선을 보인 콜 오브 듀티(이하 COD) 시리즈는 지난 15년간 2차 세계대전과 현대전, 미래를 오가는 방대한 스케일의 작품성과 온라인 멀티플레이 모드의 뛰어난 완성도와 게임성으로 무장해 전 세계 수많은 게이머들을 매료시킨 FPS 게임계의 독보적인 작품이다.
 
이 중 세가퍼블리싱코리아에 의해 금년 10월 PS4로 출시된 본 작품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4’는 지난 15년 시리즈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왔다.

 

 

 

■ 멀티플레이에 특화된 3가지 모드로 차별화를 추구

 

바로 시리즈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싱글플레이 캠페인을 과감히 삭제하고 그 자리를 새로운 멀티플레이 모드를 추가해 보다 온라인 다중플레이에 특화된 완성도를 선보이는 전략을 내세웠기 때문. 이는 정말 파격적인 선택이었기에 출시 전부터 전 세계 팬들에게 큰 화젯거리가 되며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

 

우려와 달리 이러한 차별화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블랙옵스4는 지난해와 2년 전 출시한 비교적 최신작에 속하는 ‘월드 앳 워2’ 와 ‘인피니티 웨페어’ 시리즈보다 동 기간대의 플레이 인구나 매출량이 더 높게 집계되는 등 전작을 훨씬 웃돌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덧붙여 블랙옵스4는 따로 캠페인 모드가 없는 대신 멀티플레이 모드에서 이용 가능한 각각의 특수한 고유 능력을 지닌 총 12명의 요원 각각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메인 메뉴 좌측에 위치한 ‘스페셜리스트 본부’ 모드에 들어가 3D 애니메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고 더불어  총 3단계로 이뤄진 임무를 즐길 수도 있으며 이는 멀티플레이 모드 진행 시 각 요원 별 전략적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이렇듯 따지고 본다면 싱글플레이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멀티플레이 모드는 COD 시리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빠른 템포의 박진감 넘치는 진행감을 잘 살렸고 다수의 매력적인 모드들과 킬 스트릭, 총기 부착물 및 퍼크, 명성 시스템도 건재해 레벨을 올려 총기와 부착물을 언락하고 만렙 이후에도 꾸준한 플레이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시리즈 특유의 재미를 그대로 유지했다.

 

등장하는 총기의 수와 그 종류도 상당하다. 기관단총, 돌격소총, 산탄총, 저격총 및 로켓 발사기 등 다수의 개인 화기와 중화기가 마련돼 있고 총기 레벨 및 총기 도전 과제를 클리어해 다양한 부착물과 스킨을 얻을 수도 있으며 이 외에도 다수의 보조 장비와 투척 무기, 다양한 특수 효과를 지닌 13종의 특전까지, 매우 방대한 무장이 준비돼 있어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라 병과를 생성하고 장비를 편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중 무엇보다 필자가 반한 것은 바로 앞서 언급한 각 스페셜리스트들을 활용한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한 부분이다.

 

플레이어는 매치 시작에 앞서 12명의 요원 중 하나를 골라 게임에 임하게 되며 각 요원들은 마치 ‘오버워치’ 의 캐릭터처럼 고유 스킬과 궁극기가 있기에 광선 지뢰를 길목에 매설해 적의 거점 장악을 차단하거나 바리케이드나 유자철선을 이용해 지역을 방어하며 궁극기 유탄발사기를 사용해 다수의 적을 한꺼번에 몰살하는 등의 전술적인 전장 운영이 가능해져 플레이를 보다 재미있게 만드는 데 크게 일조한다.

 

매칭 시간과 핑(Ping)도 PC와 콘솔 할 것 없이 매우 빠르고 쾌적하다. 모든 모드들이 매치 찾기를 누른 후 거의 바로 시작되며 이는 지금껏 즐겨왔던 COD 시리즈 중 제일 만족스럽다.

 

 

 

하지만 맵 구조와 지나치게 치우친 총기 밸런스 문제는 큰 골치거리다. 멀티플레이어 맵은 ‘아이스브레이커’와 같은 한 두 개의 맵을 제외하면 플레이어가 점령해야 하는 모든 거점들이 너무나 좁게 디자인됐다. 특히 ‘모로코’ 맵의 B거점은 이 문제점의 정점을 찍는다.

 

꼭 거점 점령이나 장악과 관련된 모드가 아닌 데스매치 모드라 할지라도 거의 모든 맵들의 구조가 너무나 좁기에 중-장거리 교전보다 근-중거리, 근접 교전이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로 인해 연사력이 빠르고 근거리에 데미지가 뛰어난 SMG나 한방 킬이 가능한 샷건이 선호되는데, 이 두 가지의 무기가 게임을 망치는 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덧붙여 매칭 시스템조차 엉망이다. 비슷한 레벨대나 동등한 MMR대의 유저들을 묶어 경기에 참여시키는 매우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인지 한쪽에는 수백 레벨대에 진입한 명성단계의 유저들을 팀으로 편성하고 다른 한쪽은 이제 갓 게임에 입문한 10~30레벨대 저 레벨 유저를 한 팀으로 묶어 경기에 참여시키는 경우도 허다하다. 경기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이러한 밸런스 문제는 무엇보다 조속히 수정돼야만 한다.

 

 

 

■ 모두를 만족시킬 종합 선물세트, 초반 흥행몰이 대성공

 

블랙옵스4에서 추가된 ‘블랙아웃’은 시리즈 역사상 최초로 선보인 배틀로얄 기반의 모드로 정식 출시 이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큰 화제가 됐다. 사실상 본 작품에서 그 무엇보다 인상적이고 게이머들의 우려와 기대를 모았던 모드인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배틀로얄이란 장르 특성에 걸맞게 멀티 플레이나 좀비 모드와는 다른 크나큰 대 도시를 무대로 게임이 진행된다. 최소 1인 솔로 플레이부터 최대 4인까지 그룹을 이뤄 게임에 참여할 수 있고,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블랙아웃 모드 전용 클래식 캐릭터와 기본 프리셋을 합쳐 11명, 그리고 각각 좀비 모드와 멀티플레이 모드의 스페셜리스트 캐릭터 9명과 12명을 합해 총 32명에 달하는 방대한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동종 장르 최대 규모다. 다만 모든 캐릭터가 상시 언락된 것이 아니기에 특정 캐릭터를 사용하기 위해선 블랙아웃 모드 레벨 증가나 특수한 조건을 만족해야만 한다.

 

필드에 등장하는 총기들은 멀티플레이 모드에서 등장한 무기 및 랜덤 생성되는 좀비 출몰 지역에 가 좀비 모드 전용 무기까지 파밍이 가능해 그 수가 세 가지 모드 중 가장 많다. 또 일부 스페셜리스트의 특수 능력의 사용도 가능하며 풀 파츠 상태의 무기도 종종 드랍된다. 탈것의 수는 적은 편이지만 그 구성은 4륜 자동차, 수상용 보트, 헬리콥터 등으로 이뤄져 이동에 대한 제약은 없다.

 

 

 

그리고 게임의 편의성이 다른 배틀로얄 게임에 비해 매우 뛰어난 편인데 동종 장르의 최고봉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이하 PUBG)와 비교해볼 때 총기 부착물의 공용화, 높은 아이템 드랍률로 쉽고 빠른 파밍, 물속에서 총를 쏘거나 회복을 하는 등 한층 더 진보된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 앞에서도 말했지만 맵 일부 지역에서 좀비가 출몰하고 이들과의 교전, 그리고 전용 무기 파밍도 가능하기에 PUBG와는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기 충분하다.

 

다만 이 블랙아웃 모드의 게임성은 상당히 호불호가 갈린다. PUBG와 비교했을 때 블랙아웃은 게임 템포가 보다 빠른 데다 교전 또한 전자 대비 너무나 빈번하게 이뤄져 플레이어의 에임 실력이 더욱 중요시 된다. 더불어 필드 내 건물들이 대부분 오픈 구조를 띠고 있다. 창문이 없는 건물도 허다하고 문이 있다 하더라도 매우 큼직해서 적에서 쉽게 발각되기 십상이라 건물 고층을 제외하곤 숨을 지역도 매우 한정적이다. 이 때문에 자기장 범위 내에서 몸을 사리며 직접적인 전투보다 생존에 더욱 치중했던 PUBG와 플레이 스타일이 매우 다르기에 사람에 따라 플레이 감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겠다.

 

필자의 개인적인 감상으론 PUBG보다 전투의 재미는 좋았다. 평소 FPS를 즐겨 하던 타입이라 적과의 조우 및 교전이 빈번함, 이러한 빠른 템포의 진행이 게임을 질질 끌던 PUBG와 비교해 매우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PUBG대비 아직 많이 부족하고 일부 투척 무기나 특성의 밸런스 조절 등의 개선점을 남긴다.

 

 

 

지난 2008년 발매된 ‘월드 앳 워’에서 정식 모드로 첫선을 보인 후 어느덧 COD 시리즈 멀티플레이의 한 축을 담당하는 좀비 모드 또한 건재, 이전 작들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선보인다.

 

좀비 모드 전용 맵은 ‘IX’, ‘절망의 항해’, ‘망자의 혈흔’, 그리고 블랙 옵스 패스 보유자에 한해 플레이 가능한 ‘기밀 사항’까지 총 4개로 기존 시리즈와 비교해볼 때 그 구성이 매우 알차다.

 

더불어 각각의 맵들은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을 연상시키는 결투장, 타이타닉 등을 모티브로 만들어져 전작보다 더욱 방대해진 맵에서 보다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점이 일품. 시리즈 전통인 무기의 피해량을 증가시키고 탄약을 채워주는 등의 무기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팩 어 펀치’ 시스템, 그리고 장비의 재사용 시간을 줄이거나 이동속도를 증가시켜주는 등의 유용한 효과를 주는 특전 등을 활용해 전투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도 있다.

 

하지만 COD의 좀비 모드가 늘 그래왔듯 본 모드는 단순히 좀비를 살육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맵의 클리어 조건은 매우 까다롭고 혹독하다. 1인칭 좀비 슈팅 게임의 걸작이라 평가받는 밸브의 ‘Left for dead(레포데)’ 나 트립와이어의 ‘킬링플로어’처럼 단순히 좀비를 학살하며 지정된 위치에 도달해 탈출하고, 정해진 웨이브 라운드를 살아남아 엔딩을 보게 되는 일반적인 좀비 게임들과 달리, 본 작품의 좀비 모드는 플레이어가 직접 맵 곳곳에 숨겨진 이스트에그를 찾아내 스토리를 진행시키고 보스와 전투해야만 엔딩에 도달한다. 이를 모르는 게이머들은 해당 좀비모드가 아무런 스토리나 진행조건이 없는 무한한 라운드 모드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클리어 조건에 도달하기 위해선 다수의 진행 과제를 돌파해야만 하는데 이 부분은 공략 없이는 클리어하기 힘들 정도, 특정 조건을 완수해만 다음 조건으로 넘어가는 이 과정이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너무나 복잡하고 힘들기에 우스갯소리로 좀비 게임을 가장한 퍼즐 게임으로 불릴 정도다.

 

이 때문에 공개 매치에선 자신이 공략을 안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모르는 팀원들과 만나면 그냥 무한 라운드 뺑뺑이만 돌다 게임을 마치는 경우도 허다해 위 두 가지 모드보다 파티플레이가 중요시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레포데나 킬링플로어,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리즈의 좀비 모드를 생각하고 게임에 임했다가 큰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이 부분을 유의하자.


 

 

이처럼 블랙옵스4는 보다 극적이고 개성 넘치는 멀티플레이의 구현과 다수의 매력적인 맵으로 무장한 좀비모드, 그리고 빠른 속도감이 일품인 배틀로얄 모드, 총 3개의 매력적인 모드들로 무장해 플레이어를 매료시킨다.

 

이렇듯 우수한 게임성을 입증이라도 하듯 글로벌 출시 사흘 만에 5억 달러 매출을 돌파하며 흥행에 대성공했고 서구권 및 일본 시장과 달리 시리즈 인지도가 낮던 한국 시장에서조차 피시방 전체 게임 순위 10위권, 장르 5위에 안착, 마찬가지로 PS4와 Xbox One 플랫폼에서도 인기 게임 상위권에 위치하는 등 국내에서도 그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본 리뷰의 작성일을 기점으로 COD 시리즈가 15년을 맞이했다. 앞으로도 보다 우수한 컨텐츠로 무장해 장기간 침체한 국내 FPS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기대해본다.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파워포토 / 1,087,450 [10.31-08:40]

블랙옵스 흥행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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