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으로 장벽 낮춘 액션 RPG, '프레데리카'

단순함 극복할 포인트가 중요
2023년 11월 09일 00시 32분 37초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지점은 지난 10월 26일 닌텐도 스위치용 액션 RPG '프레데리카' 한국어판을 정식 출시했다.

 

프레데리카는 룬 팩토리 시리즈와 같은 세계관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말을 빼앗은 왕이 숨은 심연 던전의 최심부에 도전하는 7명의 주인공과 그들을 불러낸 공주의 이야기를 다룬다. 플레이어는 원하는 주인공을 고르거나 모든 주인공을 적극 활용해 심연 속에 형성된 던전 최심부로 향하면서 마물을 쓰러뜨려 아이템을 획득하고 거점에서 정비 및 강화 등을 진행할 수 있다. 던전에 도전해 전투나 계층 내 퀘스트를 수행하면 할수록 경험치를 모아 전투에 나선 주인공들이 강해지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본 타이틀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액션 RPG의 게임성과 룬 팩토리 시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농사 시스템을 살짝 맛볼 수 있는 거점 시스템 등을 준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 말을 빼앗긴 세계과 7인의 전사

 

게임을 시작하면 프레데리카의 배경이 되는 세계에서 옛날 옛적 매우 평화롭고 행복했던 왕국이 어떠한 경위로 말을 빼앗겨버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쩌다가 게임의 주인공들이 기도를 올리는 공주의 곁으로 모이게 됐는지를 간단하게 알 수 있는 인트로 영상이 재생된다. 이후 공주에게 이끌린 7명의 전사들은 공주의 인도를 따라 심연으로 뛰어들어 각기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계층을 내려가며 심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말을 빼앗긴 세계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막상 캐릭터들의 보이스가 붙어있더라도 기합 소리 정도만 나지 실제 대사는 공주가 일종의 텔레파시처럼 걸어오는 말 외엔 보기 힘들다.

 

심연 속의 던전을 돌아다니다보면 공주가 종종 말을 걸어오는 포인트가 존재한다. 대개 빛이 내리쬐고 있는 위치에 올라서면 공주의 대사가 들려오는 식이며 특정 상황이나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공주의 대사를 많이 들을 수 있다. 사실 다른 캐릭터들이 대사를 읊지 않기 때문에 공주가 보이스 사운드를 채워준다는 느낌이 들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공주가 재잘대는 것이 시끄럽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는 편이다. 이런 경우 설정에서 제공되는 보조 대사 옵션을 끄면 조용하게 게임을 할 수 있다.

 

던전을 탐험하는 것이 주가 된다는 이유로 자주 말을 걸어오는 공주를 제외하면 스토리 전개를 알만한 부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플레이어는 묵묵하게 던전을 탐험하면서 다양한 적이나 보스와 마주하게 되기도 하고 다른 주인공과 교대해 거점에서의 일을 맡게 되기도 한다. 어쨌든 프레데리카에서 거점의 컨텐츠와 던전 컨텐츠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 거점의 활동을 위해서라도 던전으로

 

프레데리카의 게임 플레이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거점에서 진행하는 정비와 생활 컨텐츠, 그리고 던전에서 진행하는 액션 RPG 컨텐츠다. 사실 거점에서 진행하는 생활 컨텐츠라고 하더라도 그렇게까지 거창하다기보다는 룬 팩토리의 느낌을 아주 살짝 연결해놨다는 느낌에 더 부합한다. 플레이어는 조건부로 7명의 주인공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전환할 수 있고 선택하고 있지 않은 주인공 캐릭터들은 이 거점에서 각종 시설의 운영을 담당한다. 이 시설이 굴러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흐를 필요가 있으며 이는 던전을 탐험하는 것으로 경과한다.

 

거점에서는 공방, 연금 가마, 창고, 대장간, 목장, 밭, 조리장 등의 시설물과 함께 공주가 있는 대결정 오브젝트가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서 수집한 재료들을 가공해 장비를 만드는 데에 사용할 수 있다. 장비들은 기억이라는 형태로 던전에서 획득할 수 있고, 밭에서 키울 수 있는 씨앗 또한 던전에서 획득 가능하다. 룬 팩토리 본가 시리즈처럼 직접 밭에 들어가 일군다기보다는 현재 활동하지 않고 있는 캐릭터에게 의뢰를 해서 시간이 지나면 수확물을 받을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된다. 대결정에서는 아이템 감정 등을 할 수 있다.

 


 

 

 

던전은 평범한 핵앤슬래시 느낌이 난다. 대신 이를 꽤나 단순화시켰다는 느낌이 강하며 캐릭터마다 사용하는 무기와 클래스가 달라 약간씩 다른 맛으로 전투를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클래스와 스킬에서 오는 차이도 있지만 무기라는 직접적인 매개를 통해 발생하는 차이점도 잘 느껴진다. 제일 무난한 캐릭터인 원더러는 검과 방패를 사용하는 캐릭터지만 방패를 패리에 사용하는 식은 아니고 스킬에서 방어 관련 스킬을 가지고 있는 정도의 한손검 전사에 가깝다. 워리어는 대검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격 속도가 느린 편이라 극초반에는 조금 간격을 보면서 싸워야 한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귀환이나 교대도 던전 내 결정에서 가능하니 맞아가며 싸워도 무방하지만 보스전 등의 강적을 상대할 때는 간격을 재거나 피하면서 싸우는 법을 알아야 편하다.

 

현재 탐험하는 층의 모든 마물을 반드시 사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시작점에 있는 오브젝트를 통해 전부 처치 같은 부가 목표가 주어지기는 하지만 장벽으로 막혀 사실상 반드시 적들을 쓸어버려야 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적당히 상대하면서 다음 층을 향해 직행해도 상관없다. 그야 마물들이 떨어뜨리는 보상이나 확인하지 않은 장소의 자원을 놓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심연에는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으니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보스와도 재전을 치를 수 있고 말이다.

 


죽으면 아이템 일부를 떨어뜨린다.

 

■ 단순함이 장벽을 낮췄지만

 

룬 팩토리와 관계가 있는 게임이라는 사실 자체는 프레데리카가 적극적으로 내세우지 않는 편이다. 본가 시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농사 컨텐츠나 NPC들과의 호감도 및 교류 시스템 같은 것도 파고들지 않고 오직 거점에서의 정비와 생산, 그리고 캐릭터 육성 및 전투로 컨텐츠를 집중한다는 것이 프레데리카의 전략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확실히 거점에서는 간단한 재료 수주나 제작 등의 정비를 하고 기억을 감정해 좋은 장비를 맞춰가는 장소로 활용하고 심연에선 오직 전투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는 점은 이해하기 쉬워 진입장벽이 낮다고 본다.

 

다만 이 단순함이 장벽을 낮추면서 게이머의 흥미도 같이 낮추기 쉬운 선택지라는 점이 이번엔 발목을 잡은 것이 아닐까. 초반에는 캐릭터를 바꿔가면서 전투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고 말을 빼앗긴 세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함도 생기나 클래스 체인지 등의 시스템을 등에 업어도 다소 단조로운 방식의 전투 컨텐츠가 플레이어의 흥미를 비교적 빠르게 식도록 만드는 경향이 있다. 대강 첫 계층 보스와 마주하기 전에 이미 게임 시스템 전반을 얼추 이해할 수 있을 정도에 나름의 피해는 줄이고 쉽게 적과 싸우는 방법도 하나 둘 정도는 구상하기 쉽다.

 

물론 그렇다고 못해먹겠다고 할 정도의 타이틀도 아니다. 그냥 무난하게 소위 폐지를 줍는다고 표현하는 방식의 파밍형 핵앤슬래시 액션 RPG라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단순하지만 무난한 게임이다. 말을 빼앗겼다는 스토리라인은 흥미로울 수 있었지만 스토리 사이의 텀이 그리 짧지만은 아닌 편이다 보니 한참 싸우다 공주가 대사를 읊는 포인트에 도착하면 그러고보니 이 게임 스토리가 있었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 닌텐도 스위치 프로콘 조작 기준으로 원거리 무기를 사용하는 캐릭터들은 원하는 방향으로 순발력 있게 공격을 가할 때까지 약간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냥 접근해서 스틱은 건드리지 않고 적의 테두리가 하이라이트 된 상태에서 공격을 누르면 자동 록온 상태로 무기를 발사하긴 하지만 한 마리씩 적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조금 불편한 감은 있다.

 

상당히 단조롭다는 점을 제하면 프레데리카는 머리를 비우고 시간을 죽이며 장비 파밍을 하는 게임을 찾고 있는 경우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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