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향에서 떠나려는 자, 막으려는 자…JRPG '칼리굴라 오버도즈'

PS5로 이식된 완전판
2023년 09월 26일 20시 44분 23초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지점은 이상을 부수고 현실로 돌아가는 차세대 학원 RPG '칼리굴라 오버도즈' PS5 정식 한국어판을 지난 7일 DL 전용으로 정식 출시했다.

 

출시로부터 제법 시간이 흐르기도 했고 PS4와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에서 절찬 판매 중인 칼리쿨라 오버도즈는 가상 아이돌 뮤가 만든 이상향 뫼비우스에 갇힌 주인공과 친구들이 현실 세계로 돌아가고자 하는 스토리를 담은 학원 RPG다. 확실히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는 턴 기반의 전투 시스템과 동료 캐릭터들 및 학원 내의 수많은 학생들에게 존재하는 호감도 시스템, 어찌보면 지금의 현실과도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스토리, 실제 온라인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의 유명 뮤지션을 채용하며 제작한 수록곡 등이 특징적이다.

 

한편 PS5판 칼리굴라 오버도즈는 PS Vita로 출시된 칼리굴라의 완전판이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지난 2018년 PS4와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출시된 바 있다. 이번에 출시된 PS5판은 이것을 다시 PS5로 이식한 것이며 칼리굴라 오버도즈는 칼리굴라에서 인터페이스나 장비 등의 시스템적인 부분을 개선하면서 악사 루트라는 신규 스토리 분량, 여자 주인공 등을 추가한 것이다.

 

 

 

■ 가상의 세계 뫼비우스

 

이미 출시 후 시간이 지났고 칼리굴라 오버도즈 역시 공식 소개에서조차 다양한 스토리 관련 정보들을 명시하고 있지만 플레이어의 즐거움을 위해 간략하게만 언급해보자면, 플레이어가 선택한 남주인공 혹은 여주인공은 학원의 강당에서 학년대표로 연설을 하려다 세계의 이변을 깨닫게 된다. 평범한 학생이어야 하는 이들의 모습에 노이즈가 생기고 이상한 가면 같은 것을 쓰고 있는 모습처럼 기이한 현상 말이다. 이를 마주한 주인공은 경악해 강당을 뛰쳐나간다. 허나 주인공이 눈치를 챈 세계는 가상 아이돌 뮤가 같은 가상의 존재 아리아와 함께 만들어낸 세계이며 이변을 깨닫는 자를 다시 세뇌해 영원히 가상 세계 뫼비우스를 유지하려고 기를 쓴다.

 

이 아리아와의 만남으로 플레이어는 자신의 억눌린 감정을 각성하면서 추격하는 악사들의 광신도 디지 헤드 무리를 무찌를 수 있는 수단을 얻게 되며 그와 마찬가지로 세계의 이변을 깨닫고 뭉친 귀가부의 일원이 되어 뫼비우스에서의 탈출을 모색한다는 것이 전체적인 스토리의 흐름이다. 메인 스토리가 진행될 때 사이사이 애니메이션 영상이 재생되기도 하며 플레이어는 메인 스토리를 진행시키기 위해 특정 지점으로 이동하고 전투를 치르게 된다. 서막 이후 주된 전개는 뮤의 추종자이면서 각자의 뜻을 품고 있는 악사들을 추적해 그들을 쓰러뜨리는 것이다.

 

학원 주변 여러 장소들을 돌아다니게 되지만 게임이 차세대 학원 RPG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귀가부 멤버는 물론 수많은 학생 캐릭터들을 게임의 인과계보 시스템과 엮어 소소한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기도 했다. 게임의 첫 무대인 학원 내부부터 곳곳에 위치한 수많은 학생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비슷한 대화가 나온 뒤 그들과 인연도 내지 호감도로 볼 수 있는 수치가 상승해 게임 내 메신저 WIRE로 연락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귀가부 멤버들과도 WIRE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각 캐릭터가 안고 있는 내면의 모습들을 파악할 수 있으며 한 학생의 스토리를 완료하면 소정의 보상을 습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인과계보라는 이름에 맞게 대화해주지 않는 학생이 있다면 이 학생과 연결되는 다른 학생을 찾아 관계를 쌓는 것으로 대화를 가능케 하는 시스템도 있다.

 


 


 


 


취조하니?

 

■ 개성적인 전투 시스템

 

스토리, 등장인물들의 개성, 사운드 등의 요소를 모두 포함해 칼리굴라 오버도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를 꼽자면 턴 기반이지만 행동과 그에 따른 결과를 확인하며 각 캐릭터들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전투 시스템을 선정하고 싶다. 주인공을 비롯해 귀가부 각 캐릭터들이 능력에 각성해 전투가 가능해지는 순간부터 플레이어는 전투를 설계할 수 있다. 게임은 턴 기반으로 흘러가지만 미래시가 아닌 공상시를 통해 각 캐릭터가 해당 행동을 했을 때 어떤 전개가 펼쳐질 것인지 예상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특정 공격을 취한다면 해당 공격과 마찬가지로 디지 헤드나 악사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물론 앞서 적었던 것처럼 이것이 미래시가 아니라 공상시이기 때문에 확정된 결과는 아니고, 플레이어의 명중률에 영향을 받아 공상시와 다른 전개가 펼쳐지기도 한다. 핵심은 이 공상시를 통해 상대의 공격 유형이나 행동에 대응해 전멸하지 않고 적을 제압하는 것이다. 악사와의 전투같은 특별 케이스를 제외하면 도주 커맨드가 가능하고 승리나 도주 등으로 전투가 마무리되면 파티 멤버들이 회복된다.

 

귀가부 멤버 모두 자신의 턴에 세 번의 행동을 지정할 수 있고 그보다 적게 행동을 마치는 것도 가능하다. 이게 직관적으로 결과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공격이 빗나가는 등의 이유로 행동이 어그러지거나 이미 죽은 적에게 공격을 지정해두면 공격을 낭비하는 모습도 보여주기에 다수의 캐릭터를 이용할 수 있는 시점부터 꽤 머리를 써야 한다. 물론 그러지 않고 현재 조작하는 캐릭터 외엔 자동으로 행동하게 자동 설정을 수시로 켜고 꺼서 편해지는 것도 가능하다. 이게 상당히 편하기는 한데 튜토리얼 팝업이 나타난 뒤에는 풀려있어서 다시 지정해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 높은 난이도에 도전할만한 게임

 

칼리굴라 오버도즈는 페르소나의 이전 제작진들이 참여한 바 그와 비슷한 설정이나 테마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만의 개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뫼비우스라는 세계의 특성상 현실에서 억압을 느끼고 있는 이들이 들어오게 된다는 설정에 맞춘 각 캐릭터들의 내면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든 넣으려는 시도를 보여주며 타임라인에 맞춰 커맨드를 조정하고 실행해 진행되는 독특한 방식의 전투는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시대나 게임 특유의 분위기로 인해 보이는 쨍한 색채 외에도 그래픽 자체는 일러스트와 꽤 괴리가 느껴지는 편이다.

 

단, 스토리면에서 주역들인 귀가부 등장인물의 각성 장면을 꽤나 가볍게 넘어가버리는 것이 아쉽기도 했다. 주인공의 각성은 나름 선택지도 주어졌지만 이후에는 한 번이나 두 번의 대사 후에 각성해 전투에 참가하게 되고 극초반 멤버로 결정되는 귀가부 일원 중 하나는 아예 보고 나니 어떻게 할지 알겠다며 각성해버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어질어질

 

인과계보 시스템이 상당히 단순하고 반복되는 컨텐츠이기는 하지만 500명 이상의 캐릭터들을 전부 계보에 넣어두어 이런 컨텐츠를 전부 소화하려는 플레이어는 조금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 어떤 학생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도 은근히 힘들고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것을 수백 번 반복해야 하는 컨텐츠이기 때문.

 

전투는 독특하지만 어느 정도 시스템을 파악하고 나면 상대방이 숨도 쉬지 못하게 두들기면서 클리어할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이므로 처음 게임을 접하는 플레이어 역시 나름 높은 난이도를 설정하고 게임에 도전해볼만한 게임이다. JRPG 특유의 감성이 강한 편이므로 이런 부분을 원하는 게이머 중 아직 칼리굴라를 접해지 못했던 게이머가 플레이해볼만한 타이틀이다.

 

여담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게임 내 대사가 어떤 의미로 신선한 충격을 준 두 번째 게임이다. 첫 번째는 게임 내 회복 아이템인 주먹밥을 보여주며 '아아 이건 주먹밥이다. 간편식의 일종이지.'를 대사로 읊어주는 코드베인의 장면이었고, 두 번째가 칼리굴라 오버도즈의 '흥, 어차피 녀석은 우리들 중 최약체지'라는 대사다. 어쩌면 이렇게 완벽한 클리셰 장면을 넣어주는지.​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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