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아트 디자인과 독특한 시스템, 인디RPG '크리스 테일즈'

시간을 다루는 능력
2021년 07월 23일 20시 18분 53초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는 드림 언코퍼레이티드와 SYCK가 개발한 롤플레잉 게임 '크리스 테일즈' PC 한국어판 및 PS4, PS5, 닌텐도 스위치 한국어판을 지난 20일 정식으로 출시했다.

크리스 테일즈는 시대를 초월한 명작들과 현대적인 JRPG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고 밝힌 신작으로, 개성적인 동료들과 함께 여러 적에게 도전하며 광활한 세계에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RPG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인 크리스벨을 조작해 세계를 파괴하려는 여제의 음모를 밝히는 과정에서 동료들을 만나고 이야기에 숨겨진 진실들을 밝혀내게 된다. 크리스 테일즈만의 개성적인 요소로는 눈을 즐겁게 하는 뛰어난 아트와 과거, 현재, 미래가 교차하는 크리스탈 능력을 꼽을 수 있다.

여담으로, 크리스 테일즈를 플레이하려고 할 때 도전과제를 먼저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종종 도전과제를 먼저 훑어보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이머들도 있는데 크리스 테일즈의 스토리 일부를 도전과제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은근히 게임이 크리스 테일즈라는 이름 어필을 자주 한다는 느낌을 준다.

■ 암울한 미래를 바꿀 여정

크리스 테일즈는 주인공인 크리스벨이 과거와 미래의 시간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연 혹은 필연적으로 능력을 얻은 크리스벨은 자신의 주변에서 암울한 미래의 편린을 목도하게 되고, 시간의 여제와 그녀의 막강한 군단이 일으킬 파괴를 막기 위해 정든 수녀 생활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인도한 말하는 개구리 마티아스와 함께 미래를 바로잡을 모험을 떠나게 된다.

작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요소를 꼽으라면 플레이어의 눈을 즐겁게 하는 아트와 여행을 떠나게 된 원인인 그녀가 얻은 힘이라 말할 수 있다. 마치 그림을 게임으로 옮겨놓은 것처럼 크리스 테일즈의 세계를 수놓은 아트 디자인이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캐릭터들 역시 그림이 직접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며 크리스벨의 움직임에 따라 마치 팝업북과 흡사한 비주얼로 배경이 공간감을 뽐내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한편 크리스벨이 얻은 힘 역시 이 신작 RPG를 독특한 색으로 덧칠한다. 힘을 얻는 순간부터 크리스벨은 플레이어가 보는 화면을 기준으로 3등분해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게 된다. 순서대로 왼쪽은 과거의 모습을, 시점의 중심인 크리스벨이 선 현재, 그리고 화면 오른쪽은 미래의 모습을 비추며 작중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발단도 이 미래의 시야에 보인 황폐한 모습이다.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 화면 배분이지만 이를 통해 같은 장소의 과거와 미래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개구리 마티아스에게 시간 점프를 하도록 요청해 과거와 미래에 제한적이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고 복수의 선택지에서 플레이어가 결정한 선택지에 따라 미래가 변경되는 일도 존재한다. 이런 시간의 힘은 전투에도 접목되어 독특한 시스템을 구축해냈다.











■ 시간의 힘 활용한 전투

고전적인 RPG에서 영감을 받았고 JRPG적인 요소들이 많이 함유된 크리스 테일즈의 전투는 일부 인카운터 상황을 제외하면 야외에서 캐릭터를 움직이다 무작위로 전투가 발생하는 랜덤 인카운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전투는 턴 기반으로 진행되며 아군이 화면 중앙에 위치하고 좌우에 적들이 등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좌우의 적 배치는 주인공이 가진 시간의 힘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바대로 크리스벨은 좌우 방향에서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데 이는 전투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힘이 되어 파티 내 캐릭터들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크리스벨에게는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CP라는 자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소모해 시간 크리스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일반 필드를 돌아다닐 때와 마찬가지로 좌측 방향을 향해서는 과거로 시간을 돌리는 능력을 구사할 수 있으며 우측 방향은 미래로 시간을 가속시킬 수 있다.





이 시간 능력은 조합에 따라 득이나 실이 될 수 있다. 초반부 적들의 경우는 이름이나 외형을 보고 판단을 내려 과거로 돌려보내 어린 상태로 만들거나 미래로 보내 노쇠한 상태로 만들 수 있고, 일정 시간이 흐른 후 적 전체에게 발동하는 능력을 미래로 시간을 가속해 즉시 발동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방어가 단단한 강적의 방어구를 녹이 슨 상태로 약화시키는 등 이처럼 독특한 시간 능력은 유용하지만 반대로 적을 더욱 강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상황과 적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동료의 스킬을 활용해 적의 정보를 파악하면 조금 안전하게 능력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독특한 시스템 외에도 종종 볼 수 있는 동료와 크리스벨 사이의 유대 스킬 등도 구사할 수 있으며 공격하는 타이밍에 맞춰 한 대를 더 때린다거나 적의 공격 타이밍을 정확히 맞춰 방어하거나 패링을 할 수도 있다.


이랬던 고블린을


창을 짚어야 될 정도로 늙게 만들 수 있다.

■ 아트와 독특한 시스템은 장점

앞에서 신나게 이야기했던대로 크리스 테일즈의 아트는 제작과정에서 상당한 자원을 몰아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모든 요소 중 돋보이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으며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능력은 탐험에서도, 전투에서도 참신함과 응용력에 감탄하게 만든다. 스토리 역시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모든 캐릭터의 대사에 음성 녹음이 완료되어 있고 나름대로 뒤에 이어질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장점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게임의 템포가 늘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메뉴에서 메뉴를 넘어갈 때도 그렇지만 특히 전투에서의 늘어짐이 가장 두드러진다. 아군 파티의 캐릭터들이 적을 공격하고 돌아오기까지의 모션이 많이 느긋한데다 효과음이 꽤나 부실하게 느껴져 전투에서의 박진감이나 타격감 등을 느끼기가 힘들다. 이미 몇몇 사람들이 언급한 것처럼 심하면 보스전 한 번이 느긋한 모션 탓에 30~40분을 가기도 한다. 턴 기반 게임들에서 종종 시도하곤 하는 추가 행동 시스템도 적을 찍어누를 정도로 강해지기 위해 별도의 노가다성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필수가 되어 뒤로 진행할수록 전투의 피로감을 더한다. 특히 패링을 하기 위해 버튼을 누르는 차이가 굉장히 커서 그냥 맞으면 30~40 가량의 피해를 입는 마법이 패링에 성공하면 6~11 정도로 피해가 줄 정도로 효율이 좋아 최소한 피격 상황에서의 버튼 누르기는 사실상 필수다.

이런 부분에서 크게 반감을 느낄 게이머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크리스 테일즈가 아주 나쁜 게임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시스템적으로 답답한 면들이 있지만 작중에 등장하는 중요한 요소를 전투와 접목시켜 독특한 색채를 냈다는 점과 여러 번 칭찬했던 아트 디자인의 경우는 인디 특유의 분위기와 함께 이 신작을 아름답게 만드는 좋은 부분이기도 하다. 크리스 테일즈는 인디에 거부감이 없으면서 JRPG를 좋아하는 게이머 유형이라면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플레이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참, 저장을 아무데서나 할 수 없고 야외 휴식을 위한 텐트값도 어마어마하니 저장을 수시로 하며 아껴쓰도록 하자.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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