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의 세상으로 또 다시 떠날 준비

[리뷰] 유미아의 아틀리에
2025년 04월 08일 14시 43분 43초

사람은 항상 자극적인 것만을 찾지는 않는다. 가끔씩 대자연으로 들어가 휴양을 취하는 것도, 넓은 바다를 보며 안정감을 찾는 것도 저마다의 방법으로 마음을 안정시키는 방법이다. 

 

게임 역시 그렇다. 세계를 멸망시킬 마왕을 쓰러트리는 거창한 목표나 망해가는 세상을 구하는 것이 주가 되는 RPG도 있지만 잔잔함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는 작품들도 있다. ‘거스트’의 대표 RPG ‘아틀리에’ 시리즈가 바로 그런 게임이다. 

 



- 28년의 엄청난 세월들

 

1997년, PS로 처음 발매되었던 ‘마리의 아틀리에: 잘부르그의 연금술사’는 미소녀와 RPG, 그리고 아기자기한 비주얼과 연금술을 조합한 상당히 독특한 게임이었다. 그간의 인기 RPG 게임들이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악과 싸우는 것이 주가 되었다면 마리의 아틀리에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잔잔한 RPG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게임이 히트했다. 아마도 용자들은 더 이상 악과 싸우는 것에 지친 것 같다. 무조건 멸망하고, 죽고, 싸우는 게임이 아닌 정상적인 RPG를 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심지어 게임성도 좋았다. 

 

이 작품의 성공은 이후 다양한 시리즈가 나오는 결과를 낳았다. 후속으로 ‘에리의 아틀리에’와 ‘리리의 아틀리에’가 발매됐고, 그 후에도 수십 여 편의 작품이 만들어졌다. 

 

단순히 PS 시리즈로만 나온 것이 아니라 다양한 콘솔 및 휴대용 기기로 게임이 발매됐고, 심지어 모바일 게임 및 온라인 게임까지 등장했다.

 

여기에 리메이크 버전과 외전, 스핀오프 작품까지 다채로운 형태로 만들어진 것은 물론이고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됐다. 시리즈의 엄청난 찐팬이 아니라면 지금까지 나온 작품들을 모두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그러한 만큼이나 조금 더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작품도 등장했고 다소 변형된 목표를 가진 작품도 나왔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시리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연금술’이다. 그리고 미소녀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이다.

 


 

- 2년만에 새로운 작품이 등장하다

 

‘유미아의 아틀리에 ~추억의 연금술사와 창환의 땅~(이후 유미아의 아틀리에)’는 23년에 발매된 ‘라이자의 아틀리에3’ 이후 2년만에 등장한 아틀리에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PC 및 PS, XBOX 시리즈와 스위치까지 거의 모든 기종으로 발매된 이번 작품은 연금술이 금기시되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아틀리에 시리즈의 경우 연금술이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동일하지만 시리즈에 따라 세상에서 연금술을 보는 관점이 조금씩 다르다. 

 

어찌 보면 독특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 작에서는 연금술사라는 직업 자체가 상당히 터부시 되는 상황이기에 지금까지의 시리즈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기존 작품들과 달리 조금은 어두은 느낌이 있는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유미아 리스펠트’, 21살의 소녀다. 연령대로 본다면 다른 작품에 비해 연령대가 있는 편이고, 외모적으로 다소 시크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비주얼 퀄리티가 다듬어져 상당히 좋은 플레이 화면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확실한 오픈 월드,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인해 즐기는 재미와 보는 즐거움이 한층 더 높아진 느낌이다. 


- 이제는 변화를 할 시간

 

사실 아틀리에 시리즈는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도 나름의 원칙을 지켜온 작품이다. 좋게 말하면 일관성이 있는 것이고, 다르게 말하면 다소 ‘보편적이지 않은’ 형태를 지켜 왔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 보니 첫 작품이 나왔을 당시와 비교해 최근에는 그 인기가 다소 하락한 상태다. 

 

이러한 부분을 의식한 듯 유미아의 아틀리에는 지금까지의 작품들과는 다른 부분들이 많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완벽한 ‘오픈 월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최근의 RPG 및 액션 장르의 게임들은 오픈 월드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 아무래도 오픈 월드라 하면 이것 저것 할 것도 많고 숨어 있는 요소들을 찾아보는 즐거움도 존재하기에 게이머들에게 상당히 환영 받는 요소이기도 하다. 

 

반면 그 많은 공간을 오브젝트로 채워 넣기 어려운 만큼 허허벌판인 경우가 많으며, 생각 외로 넓은 맵 자체가 단순히 ‘이동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작품은 나쁘지 않은 오픈 월드를 보여준다. 전작보다 넓은 면적과 보다 깊이감 있는 지형을 통해 입체적인 월드를 구현했으며, 점프를 활용해서 다양한 탐험이 가능하다. 게임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개척 임무와 잘 어울리는 모습이기도 하다.

 


 

완벽한 실시간 전투를 사용한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이 역시 이전 작에서 보여주었던 전투 시스템을 보완해 보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어찌 보면 이러한 부분들은 요즘것(?)들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는 노력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전작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줄 뿐 아니라 최근 게임들과 비교해서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약간의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불편함은 다음 작에서 충분히 해결이 되지 않을까 싶다. 

 



- 핵심인 연금술은?

 

게임 자체가 연금술이 주가 되는 게임이고, 플레이 또한 연금술이 핵심이다. 그러한 만큼이나 이번 작품 역시 연금술에 대한 이야기를 빼 놓을 수는 없다. 

 

기본적인 연금술 형태는 이전 작들과 비슷하다. 다만 아틀리에 한정으로 연금술을 할 수 있었던 전작과 달리 간단한 아이템은 일반 필드에서 약식으로 조합이 가능해졌다. 어찌 보면 상당히 파격적인 변화다. 

 

자동으로 재료를 조합하는 자동 조합 기능도 사용 가능하며 하우징 시스템의 추가로 색다른 재미를 얻을 수도 있다. 특히 이러한 하우징 에리어에서 조합, 및 재조합을 할 수 있고 아이템을 강화할 수도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이전 작들에 비해 연금술의 비중이 다소 줄어든 느낌도 있다. 실제로 개척의 비중이 상당히 큰 편이고, 하우징 시스템과 같은 추가적인 즐길 거리도 늘면서 보다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 새로운 ‘아틀리에 V2’를 체험한 느낌

 

유미아의 아틀리에는 확실히 기존 작품과 차별화를 주려 한 부분이 많이 보이는 작품이다. 물론 이러한 모습은 발매 전부터 충분히 언급이 되어 왔던 부분이고, 또 다른 도약을 위해서 필요한 행보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번 작품은 연금술이 터부시 되는 세상을 배경으로 하는 등 기존과는 다른 스토리 라인을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의 게임에서 많이 사용되는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정식 시리즈 중 전작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작품이라고 할까. 

 

그러한 만큼이나 유저들이 느끼는 허들 역시 낮아진 듯 보인다. 보다 대중적인 게임으로 변모한 느낌이랄까. 다만 기존 팬들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전통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마치 신 문물을 느낌이랄까. 무언가 새롭고 더 ‘세련된’ 모습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과거의 모습이 더 좋은 사람도 있을 법하다.

 

어쨌든 아틀리에 시리즈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그 변화가 상당히 크게 작용한 느낌이다. 아마 앞으로 발매될 속편들도 이러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까 싶다. 

 

더 이상 1990년대의 게임에 머무를 수는 없다. 이미 강산이 세 번은 변했을 시간이다. 그러한 만큼이나 오랜 시간 유지되었던 전통 역시 이제는 어느 정도 달라져야 할 필요가 있다. 아틀리에 시리즈는 변화를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알립니다

창간 24주년 퀴즈 이벤트 당첨자

창간 24주년 축전 이벤트 당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