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과 이블 데드를 하나의 게임에서, '레트로렐름'

16비트 횡스크롤 액션 신작
2024년 10월 25일 16시 41분 32초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는 보스 팀 게임즈가 개발한 2D 호러 액션 게임 '레트로렐름'의 PC, PS5, PS4 한국어판을 지난 18일 DL 버전으로 정식 출시했다.

 

레트로렐름은 16비트 픽셀 아트로 빚어낸 횡스크롤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다. 이 신작은 고전 호러 영화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삼인방 중 흰 마스크를 쓰고 식칼을 사용해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살인마 마이클 마이어스로 플레이 하는 할로윈, 그리고 이블 데드 시리즈이자 심야 드라마로 방영된 애시 vs 이블데드라는 두 개의 게임으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만 원한다면 한 가지 게임만 플레이해도 무방하다. 두 가지 게임을 모두 가지고 있을 때를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제목인 레트로렐름은 존 카펜터의 할로윈, 애시 vs 이블데드 아케이드 게임기 두 개가 놓인 허름한 레트로 가게의 느낌을 주는 건물을 칭한다. 플레이어는 구매에 따라 두 개의 게임 외에도 수집품 전시장이나 비디오 특전을 감상할 수 있다.

 

본 리뷰는 두 개의 게임과 추가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켈리 맥스웰, 로리 스트로드를 모두 보유한 PS5에서의 플레이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 비슷한 구성의 두 게임

 

서두에서 레트로렐름을 구성하고 있는 두 개의 게임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했다. 각각 고전 호러 영화 존 카펜터의 할로윈 IP를 바탕으로 제작된 살인마 마이클 마이어스의 이야기인 할로윈, 그리고 호러 TV드라마 애시 vs 이블데드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애시 vs 이블데드다. 두 게임 모두 비슷한 설정과 구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처음 플레이 할 때부터 두 개의 게임과 DLC를 모두 가지고 있어서인지 두 게임 모두 주인공인 마이클 마이어스나 애시 윌리엄스, 그리고 DLC 캐릭터 2인을 선택해 플레이 하는 것이 가능했다.

 

스테이지 형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며, 스토리는 각 시리즈의 주인공을 기준으로 짜인 것 같다. 마이클 마이어스로 할로윈을 플레이 하면 마이클의 누나 주디스의 묘석을 보여주는 악몽 세계의 대군주에 의해 스미스 그로브 정신병원에서 풀려나고, 대군주가 떠나면서 떨어뜨린 그의 눈알 중 하나로 악몽 세계와 현실 세계를 오가며 대군주를 쫓는다는 내용이다. 정확히는 주디스의 묘비를 보고 대군주의 뒤를 쫓는다는 느낌이 맞다.

 

주인공 위주로 스토리가 만들어진 것 같다는 이야기는 약간 사소한 부분을 제외하면 스토리의 대사나 진행이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할로윈에서 마이클 마이어스가 아닌 다른 캐릭터를 선택해 플레이해도 해당 캐릭터는 해든필드의 스미스 그로브 정신병원 수감동에서 시작하고, 대군주와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 대화를 한다. 이후 보스전에서의 대화도 해당 게임의 주인공 캐릭터와 나누는 대사 일부만 조금 다른 정도다. 애시 vs 이블데드에서도 대군주가 주된 빌런으로 등장하는데, 할로윈의 로리 스트로드로 게임을 플레이하면 네가 대체 여기 왜 있느냐는 식으로 대군주가 말을 건넨다.

 


 


 

 

 

■ 레트로 16비트 횡스크롤 게임

 

월드에 스테이지 2개 씩을 배정해 플레이하도록 한 레트로렐름은 횡스크롤 액션 플랫포머 스타일의 게임이다. 그리고 단순하면서도 원초적인 재미를 담는 한편, 그 단순함 속에 묘한 난이도 조절로 살짝 도전을 자극한다. 하다 보면 이건 진짜 악의적으로 신나서 만들었겠구나 싶은 귀찮은 구간도 있다. 둘 다 횡스크롤로 진행하면서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적들을 쓰러뜨리며 끝까지 나아가는 것이 보통 월드 -1 스테이지의 구성이고, -2 스테이지의 끝에선 보스와의 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어떤 캐릭터를 고르더라도 적들의 구성은 동일하다. 다만 살인마인 마이클 마이어스와의 차이점을 두고 싶었는지, 마이클로 플레이하면 평범하게 수감자이거나 추격해오는 인간, 부상 당한 인간, 민간인 남성과 여성이 처치할 수 있는 대상으로 등장하지만 켈리 같은 캐릭터로 플레이하면 수감자들도 눈이 주황빛으로 빛나는 일종의 광기에 지배된 이들처럼 표현된다. 그러니 거리낌 없이 돈가스 망치를 휘둘러도 된다는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 캐릭터마다 사용하는 무기와 능력이 약간이지만 다르고 근접 무기들도 사용감이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준다. 스테이지 클리어 이후엔 모은 재화를 사용해 하트 개수 등을 향상시키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맵 곳곳에 숨겨진 아이템들을 손에 넣기 위해서, 그리고 특정 구역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처음에 대군주가 떨어뜨린 눈알의 능력을 활용해 악몽 세계로 진입할 필요가 있다. 악몽 세계는 이블 데드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이자 오컬트 마니아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네크로노미콘에 엮인 세계 답게 징그러운 살덩이 구조물이나 죽어도 부활하는 괴물 등이 살고 있으며 맵의 구조도 조금씩 달라진다. 현실 세계에서 벽으로 막힌 부분이 악몽 세계에선 개방된 상태로 악몽 세계에 잠깐 진입해 벽 너머로 들어간 다음 원래의 세계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주로 활용한다. 어차피 악몽 세계에서는 게이지가 다 소모되면 빠르게 현실 세계로 전환되니 그렇게까지 오래 있을 수도 없다.

 


 


 

 

 

■ 묘하게 뒤틀어놓은 것도 레트로답다

 

레트로렐름을 구성하는 두 개의 타이틀은 16비트 횡스크롤 비주얼에 정겨운 음향까지 제목처럼 레트로의 향취를 느끼게 하는 구석이 있다. 그리고 원작을 묘하게 뒤틀고 섞어 만든 느낌의 스토리 또한 레트로 답다는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 당시에는 경악할만한 요소였지만, 상당히 많은 가정용 닌텐도나 세가 기기들에 출시된 만화·영화 원작 기반 게임들은 원작이 뭐냐 싶을 정도로 맘대로 스토리를 만들고, 캐릭터를 뭉개는 것도 서슴지 않았는데 레트로렐름에서는 이런 감성과 비슷하게 할로윈에서 네크로노미콘과 대군주라는 존재가 등장하고, 스토리 또한 묘하게 원작을 따라가면서 따라가지 않는 식으로 구성했다. 물론 할로윈 같은 히트 호러 영화는 이에 힘입어 헐리우드식 속편 찍어내기에 당해 뒤로 갈수록 완성도가 떨어져 흥미를 잃게 되기는 했으니 그 뒷쪽 언저리에 비슷한 내용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소한 부분이긴 하지만 각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상징적인 오브젝트를 활용했으면 연출적으로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메인 빌런인 마이클 마이어스 같은 캐릭터에 비해 상징적인 오브젝트가 생기긴 어렵지만 할로윈에선 모두에게 주디스의 묘비를 보여주는 도입부 같은 부분이 연출적으로 다소 아쉽다. 또, 큰 영향을 끼치는 버그는 아니나 할로윈과 애시 vs 이블 데드 모두 첫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나면 일본어로 된 PS 스토어 오류가 팝업된다.

 

게임 플레이는 단순하면서도 나름대로 쉽지만은 않도록 지향점을 잡아, 각기 다른 캐릭터로 즐기며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맛이 있다. 사소한 차이라도 마이클 마이어스는 사라졌다가 전방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무브를 가지고 있고, 애시는 톱으로 공격하는 것 외에도 더블 배럴 샷건인 붐스틱으로 통쾌한 전방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등 각 캐릭터의 개성은 꽤나 즐길 수 있다. 보스전의 경우도 패턴을 잘 파악하며 싸우지 않으면 실패하기 쉽다. 로리 스트로드와 루미스가 양쪽에서 협공을 하는 보스전의 경우는 정말 대처하기 귀찮게 만들어졌다.

 

전체적으로 볼륨이 작은 게 다소 아쉬운 부분이지만,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할로윈, 이블 데드 IP 속 캐릭터들에 매력을 느낀다면 충분히 즐길만한 게임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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