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세계와 깊은 시스템, '바텐 카이토스 I&II HD Remaster'

게임 큐브에서 스위치로
2023년 10월 05일 12시 07분 20초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닌텐도 스위치용 RPG '바텐 카이토스 I&II HD Remaster' 한국어판을 지난 14일 다운로드 전용으로 발매했다.

 

바텐 카이토스 I&II HD Remaster는 1편인 바텐 카이토스:끝나지 않는 날개와 잃어버린 바다, 2편인 바텐 카이토스 오리진을 한 타이틀로 합친 것이다. 원작대비 진화한 그래픽과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기능 추가 등 더 편리해진 바텐 카이토스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이번에 출시된 합본 타이틀의 경우 배경, 캐릭터 그래픽, 일부 UI 등을 HD 리마스터하고 메뉴 화면도 변경했다. 여전히 기존의 그래픽을 사용하는 구간들도 존재한다.

 

바텐 카이토스 시리즈는 게임 큐브로 출시되어 상대적으로 국내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다. 게임 큐브라는 플랫폼의 제한으로 플레이해보지 못해 관심이 있었다면 이번 다운로드판 출시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니 스토리 스포일러 관련 언급은 최대한 피해보겠다.

 

 

 

■ 신비로운 세계

 

바텐 카이토스 시리즈의 세계는 꽤나 신비한 세계관 설정을 가지고 있다. 게임의 무대가 되는 각 지역들은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거대한 하늘섬이고 이 세계에 사는 이들은 마음의 날개라는 날개를 가지고 있다. 다만 지역과 지역 사이를 오갈 때 마음의 날개를 펼치고 단독으로는 날 수 없고 정기선 같은 비공정을 타고 이동해야 할 정도론 거리가 있는 편이다. 물론 하늘 위라고는 하더라도 정확힌 하늘에 떠있는 섬에서 모험을 하게 되는 것이니 여러 환경을 볼 수 있다. 퀘스트나 곳곳에 있는 NPC들에게 말을 걸고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세계를 알아가는 RPG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1편에서는 주인공인 카라스가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누군가를 쫓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여정을 하는 도중 우연히 도움을 받은 마을에서 그의 이야기가 시작되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가 관여하는 사건의 스케일이 커지는 정석적인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동료들을 만나 동행하기도 하는데, 주인공으로서 가끔 이성적이라고 생각되는 결정을 내리기도 하지만 반대로 다혈질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모습이 제법 보인다. 또, 이야기 속에서 때때로 이 주인공이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싶은 부분도 좀 느껴졌다. 그러니까 전형적인 주인공 상인데 약간 섬뜩한 면모가 있다고 해야할까.

 

2편은 1편 기준 과거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은 제국의 부대에 막 입대한 정령 빙의자로 정령이라는 존재로 되어 있는 플레이어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1편 주인공과 같은 특징을 지녔다. 무대가 제국 중심부에서 시작되다보니 과거의 이야기인데도 1편보다 훨씬 발전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2편의 주인공은 앞서 언급했던 1편 주인공보다 정상적인 감성의 주인공이라는 느낌은 드나 너무 정석적인 편이라 주변 캐릭터들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 카드 매그너스로 모든 것을 해결

 

바텐 카이토스 시리즈의 세계는 매그너스라고 부르는 카드를 통해 모든 것이 진행된다. 매그너스는 물질 등을 카드에 담아낸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전투도 퍼즐도 퀘스트도 대개 이 매그너스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부분에 있어서 1편과 2편의 차이가 꽤 큰 편이다. 먼저 1편의 전투는 덱에 세팅한 매그너스들이 무작위로 손패에 들어오고 이를 공격 턴과 방어 턴에 사용하면서 수행하게 된다. 공격 턴에는 클래스 등급에 따라 연속으로 낼 수 있는 카드의 수가 정해져있다. 공격 및 방어용 매그너스들은 일종의 장비들로 이루어져있고 속성과 각 매그너스에 표기된 숫자를 포커처럼 맞춰서 내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단검 매그너스가 4장이 각각 1, 2, 3, 4번으로 손패에 들어오면 이를 정순이나 역순으로 냈을 때 스트레이트로 결과 보너스를 받을 수 있고 2, 2, 4, 4가 들어왔을 때 2장씩 짝이 되는 매그너스를 같이 내면 페어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특정 매그너스를 조합하면 보상에서 해당 매그너스가 유발한 새 매그너스를 얻을 수도 있고 특정 순서로 매그너스를 사용했을 때 패가 변화해 강력한 위력의 매그너스가 되기도 한다. 상성도 꽤 중요한데 자신이 공격할 때 역상성의 공격을 사용하면 반감되어 상당히 효과가 약해진다. 예를 들어 화염 계열 매그너스를 내고 물 계열 매그너스를 내면 위력이 급감하는 식. 방어 시에는 적의 공격 타이밍보다 빠르게 방어용 카드를 내면 되지만 방어구 카드는 첫 공격부터 막을 수 있고, 무기 카드로는 첫 공격을 막을 수 없다.

 


 

 

 

2편에서는 전투 시스템이 많이 달라졌다. 전작과 달리 전투가 끝나면 자동으로 파티원들이 회복되고 전투도 페어 등의 구성과 다양한 장비 매그너스를 활용해 전투를 펼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소공격 대공격 등으로 일원화되었고 다수의 매그너스를 사용해 공격을 하려면 스트레이트나 더 높은 수의 매그너스만 낼 수 있게 되었다. 또 전투가 실시간 턴 게이지 기반으로 진행된다. 직접 조작하는 경우 파티원끼리 서로 다른 덱을 구성했던 전작과 달리 덱도 공유한다는 차이가 있다. 셈이 편해진 대신 전략성이 줄었고 다음 카드를 고를 때까지 시간이 짧은 편이기도 하다. 시리즈 모두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구간들이 비교적 초반부에 있다는 점도 특징인데 개인적으론 어떻게 비벼서 해결할 수 있는 1편에 비해 2편의 초반 난이도를 높인 모 전투가 더 가혹하다고 생각된다.

 

퀘스트 등에는 블랭크 매그너스라는 별도의 매그너스를 사용한다. 이름 그대로 내용물이 빈 카드인데, 1편에서는 적은 수로 시작해 점점 슬롯을 늘려가며 2편은 시작부터 1편의 블랭크 매그너스보다 더 많은 수의 슬롯을 제공한다. 이 블랭크 매그너스는 온갖 상호작용에서 채워넣을 수 있다. 화분에 상호작용을 해서 오래된 물을 담거나 화로의 불꽃을 담거나, 우유를 담을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퍼즐이나 퀘스트에 필요한 매그너스를 담아서 제공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 독특한 시스템과 깊은 전략성

 

편의성이나 기타 요소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일단 확실히 오래된 게임이다보니 어느 정도 개선을 했다고 하더라도 불편한 점이 여럿 있다. 또, 2편의 경우 1편과 달리 메뉴 열기, 로딩 등이 좀 늦게 반응하는 느낌이 있고 2편의 전투에서 나오는 나레이션 음성이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끝났을 때 You Win은 어디 아케이드 격투 게임에서 그대로 소스를 뜯어왔다는 느낌마저 준다. 일부 기믹 구간에서 상당히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또 1편과 2편 모두 다소 불친절한 부분도 있다. 튜토리얼을 해주는 구간도 있지만 아예 특정 NPC에게 물어보거나 직접 찾아보기 전에는 전혀 알 수 없는 시스템도 있다. 예를 들어 덱 외에 캐릭터들이 장착할 수 있는 장착 매그너스가 있는데 이게 메뉴에 장착이라고 써붙인 게 아니라서 다른 메뉴로 들어가 찾아야 비로소 장착할 수 있는 식이다.

 

새롭게 추가된 기능들 중 일부는 적절하게 쓸 때와 쓰지 않을 때를 가려야 하는 것, 그리고 사실상 쓰면 난이도를 너무 높여버려 유명무실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게임 속도를 2배에서 3배까지 늘리는 기능이다. 기본 속도나 NPC들의 반응행동이 느린 편이라 평소에 쓰기는 좋은데 특정 기믹을 지나가야 할 때는 반드시 끄는 편이 좋다. 또 유명무실하다는 것은 전투 속도 배속이다.

 

게임의 시스템상 빠르게 매그너스를 내야 하는 것은 1편이나 2편 모두 비슷하다. 1편도 클래스를 올리다 보면 공격에 제한 시간이 붙고 방어는 초반부터 적의 공격에 빠르게 방어 매그너스를 선택하지 않으면 그대로 얻어맞는다. 배속을 하면 이게 상당히 빨라져서 사실상 다 맞고 다 때리는 식의 전투가 되어버린다. 2편도 실시간 턴 기반에 복수의 매그너스를 선택하기까지의 시간이 짧아 이 기능을 사용하긴 꺼려진다. 인카운트에서 적을 한 번에 쓰러뜨리면서 스토리 중심으로 즐길 수 있는 선택권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좋았다.

 

캐릭터 일러스트 면에서는 상당히 호불호가 심하게 갈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파이어엠블렘 등 작금의 JRPG나 SRPG에서 볼 수 있는 표지 일러스트와 달리 실제 인게임의 경우 일본풍과 서양풍을 섞었는데 서양 비율이 더 높은 느낌의 일러스트다. 그러니까 미국 코믹스 느낌의 캐릭터 일러스트를 보여준다. 이는 1편이 두드러지고 2편은 다소 완화되었다. 대신 세계를 표현하는 배경 작화는 상당히 좋았다. 판타지풍 세계를 상당히 훌륭하게 표현해줬는데 1편의 구름에 뒤덮인 도시도 그렇고 이후 가게 되는 도시의 풍경도 뛰어나다.

 


 

 

 

매그너스 시스템이 생각보다 세심하게 짜여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보유한 매그너스들 중 일부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상태가 변화하는데 특히 1편이 이런 부분에서 두드러진다. 덱에 장착하고 있던 바나나가 덜 익은 상태일 때는 약한 위력의 공격 매그너스로, 조금 게임 플레이 시간이 경과해 익은 상태가 되면 회복 매그너스로, 다시 더 시간이 경과하면 색이 변한 바나나가 되어 공격 매그너스로 변화한다거나 소돼지 우유를 블랭크 매그너스에 담아두고 시간을 보내면 점점 요구르트였다가 치즈로 변화하기도 한다. 2편은 편해진 대신 전투 시스템의 변화와 함께 이런 세세한 매그너스 시스템이 다소 단순화된 것이 아쉬움을 남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RPG 특유의 탐험하는 맛이 있다. 초장부터 흥분되는 스토리까지는 아니지만 아름다운 화풍으로 표현된 배경과 탐험심을 자극하는 세계, 그리고 소소하지만 흥미로운 퀘스트들은 플레이의 원동력이 된다. 예를 들어 1편의 초반부에 받을 수 있는 일족 불러모으기 퀘스트는 사방에 흩어져있는 할아버지의 혈통을 발견하고, 대화나 그들이 주는 퀘스트를 해결하면서 그의 곁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때 족보에 그들의 이름을 채워넣는 달성감이 있다.

 

투박하고 불편하지만 매력적인 세계와 깊이 있는 시스템, 시간 경과에 따라 용도가 달라지는 매그너스 등 흥미로운 부분이 많아 RPG를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는 추천해볼만한 신작이다. 여담으로 음성 더빙은 일본어 버전으로 탑재되어 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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