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풍 웰메이드 퍼즐RPG, '스도리카 -선셋-'

2018-04-24 10:38:46 / 529

무적초인 / 400,856


잠깐. '스도리카 -선셋-'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잠깐 생각해보자. '레이아크 인터내셔널'이란 사명을 들었을 때 스마트 플랫폼 게이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한 작품들이 뭘까.

 

모르긴 몰라도 '사이터스 I, II'와 '디모', 'VOEZ' 등의 리듬 장르 출시작들을 가장 먼저 떠올리기 십상이다. 해당 작품들은 리듬 장르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줄줄이 호평을 받으며 출시 후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도 스토어에서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레이아크 인터내셔널의 대표작을 꼽으라고 해도 아마 이 작품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작품들의 위광에 상대적으로 밀려나지만 그 다음으로 떠올릴 수 있는 작품은 '임플로전'. 블록버스터 콘솔 게임의 박진감을 최대한 살려 모바일에 옮긴 작품으로 리듬 장르 일색이었던 레이아크 인터내셔널의 다른 장르 작품인데다 실제로 작품의 품질도 높아 꽤 주목을 받았던 바 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작품과 장르로 도전을 시도한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레이아크의 예술 RPG'라고 소개된 스도리카 -선셋-은 RPG 장르 신작이며 4년의 제작기간을 거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본 작품은 플레이어의 눈길을 끄는 시각효과와 청각을 자극하는 음악, 작품성 있는 스토리와 게임성으로 RPG 장르 속 대서사시를 그려낸다.

 


■ 거룡(巨龍)의 시대, 관찰자 나서다

 

스도리카 -선셋-의 이야기 속 전설에 따르면 하나의 암흑이었던 세계에서 인류는 영원한 생명을 부여받으면서 자유를 박탈당해 거대용 스도리카에게 지배받았다. 작품의 타이틀이기도 한 거룡 스도리카의 압제에 대적하기 위해 벤닥티를 왕으로 세운 저항자와 스도리카, 그리고 용의 추종자들이 결투를 벌이게 되며, 결전의 끝에 어둠을 밝히는 태양이 나타나고 인류는 영원한 생명을 잃게 된다.

 

그로부터 긴 시간이 흘러, 스도리카의 부흥을 바라며 다시 영원의 생명을 얻으려는 자가 나타난다.

 

 

데이터 설치 중 보여주는 인트로에 이어 튜토리얼에서는 모든 것을 짊어지려는 '무'와 그를 쫓는 안젤리아, 그런 안젤리아를 돕기 위해 합류하는 무투 호랑이 팡 대사와 나야가 무를 저지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플레이어는 '관찰자'라 불리며, 시작 지점에서 같은 전승일파의 관찰자인 여성 NPC 레이에 의해 깨어나게 된다. 두 사람이 속한 전승일파는 비밀리에 세계를 수호하고 있는 학술조직의 일종이며 종종 있는 패턴으로 플레이어는 기억 상실에 빠져 있는 상황.  그런 기억 상실증 관찰자가 깨어나고,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기록하면서부터 스도리카 -선셋-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튜토리얼의 팡 대사와 왕국 보안관 나야의 첫 대면까지 앞으로…….

 

 

■ 혼 퍼즐 기반의 전투

 

게임 모드는 작품의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는 스토리 모드와 다양한 훈련 퀘스트들이 준비된 도전 퀘스트, 다양한 이벤트 관련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 모드, 여러 서브 퀘스트들이 마련되어 레벨에 맞게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지역 탐색 모드까지 4종이 준비되어 있다.

 

전투는 화면 하단에 표시되는 각색의 불꽃, '혼'을 드래그해서 제거하는 퍼즐 형식으로 진행된다. 인접한 동일 색상의 혼 2개를 드래그하면 적을 공격하게 되고, 4혼이 모여있는 상태에서 드래그하면 4혼 스킬이 발동된다. 튜토리얼에서 플레이하게 되는 안젤리아의 4혼 스킬은 치유다. 치유 스킬이 발동하면서 그와 동시에 치유 효과를 받는 팡 대사의 4혼 스킬도 발동하는 등 혼 제거의 방식에 따라 다른 스킬이 구사된다. 혼은 1개와 2개, 그리고 4개를 제거하는 세 가지 방식이 있으며 이를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

 

종종 그럴 수 없는 시스템을 가진 작품들도 있지만, 스도리카 -선셋-의 전투에서는 파티원이 공격할 적을 직접 지정할 수 있다. 결국 이쪽도 전황에 맞게 상대방을 지정하며 플레이하면 편리한 느낌이라 스도리카 -선셋-의 전투는 플레이어가 얼마나 전황 파악의 상태가 좋은가, 그리고 상황에 맞는 혼 스킬을 구사하는가에 따라 전투 효율이 갈린다.

 


 

 

■ 캐릭터를 책갈피로? 혼 부여

 

독특해보이게 소개했지만 혼 부여는 엄밀히 따지면 사실 별다른 이야기는 아니다. 시스템 상으로 보편적인 뽑기 시스템과 같다. 단일 뽑기가 있고, 10연속 뽑기를 통해 SR 등급 이상의 캐릭터가 확정되는 보너스가 있는, 그런 흔하디 흔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시스템의 이름이 혼 부여일 뿐인 것이다.

 

하지만 학술기관인 전승일파의 관찰자로서 만상을 지켜보며 기록하는 주인공의 설정에 맞춰 혼 결정을 사용해 캐릭터의 기억을 주임하고, 새로운 영혼 책갈피와 영웅을 만나게 된다는 부분은 세계관과 설정 만들기가 바람직하게 잘 이루어진 부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게임 시스템도 자연스럽게 세계관에 맞게 녹여내 플레이어가 한층 더 작품의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효과를 내기도.

 

 

확률적으로는 그리 높다고 말하기 어렵다. 오히려 낮디낮은 축에 속하지 않겠나. 현 시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두 가지 테마의 혼 부여 중 만상의 혼 부여 테이블 속 프렐리카, 시리스, 시온 등을 비롯한 캐릭터는 0.020%의 확률을 뚫고 등장하고 그보단 나은 형편의 나이젤을 위시한 캐릭터들은 0.100%, 그 이후로 0.150%, 0.200%의 순으로 확률이 오르는 식이다. 가장 높은 쪽도 8.268% 정도니 뽑기의 확률이 다소 곤란하게 다가온다.

 

이렇게 획득한 캐릭터들은 소유한 혼 에너지를 주입해 레벨을 올리거나, 각종 재료를 모아 공명을 성사시키고 그를 통해 스킨을 획득하기도 한다. 각각의 캐릭터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 새로운 캐릭터를 획득하면 어떤 배경을 가진 캐릭터일지 구경하게 된다.

 

캐릭터들은 전투의 기본이 되는 1, 2, 4혼 스킬을 가지고 있고, 패시브 스킬을 습득하고 있으며 참모 스킬을 발동하기도 한다. 완제품인 캐릭터 형태가 아니라 일정량의 혼 결정만 가지고 있더라도 해당 캐릭터의 구현이 가능하다.

 

 

■ 역시 레이아크가 나오는 작품

 

스도리카 -선셋-을 즐기다보면 어느새 '역시 잘 만드는 회사가 내놓는 작품은 다르구나', '역시 레이아크' 같은 긍정적 감상을 떠올리게 됐다.

 

탄탄하고 잘 짜여진 스토리 라인과 주인공의 독특한 소속, 그리고 작품 전체에 흐르는 동화적인 분위기와 따뜻함이 느껴지는 감성적인 화풍, 튜토리얼 후 출력되는 애니메이션 풍의 완성도 높은 애니메이션과 OST는 높은 평가를 줄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감성적 비주얼과 탄탄한 스토리. 특히 스토리 라인은 작품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해 전개를 이끌어 플레이어의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한편 일본 성우를 투입해 초반부 전 대사나 주요 대사들은 전체가 녹음됐고, 튜토리얼이 종료된 후 전승일파의 레이가 전하는 대사까지는 모든 내용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지만 이후부터는 닌텐도 3DS에 출시된 불꽃 엠블렘 if처럼 だれ, 감탄사인 으음……. 등의 짧은 음성만 출력되니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 차라리 지역 탐색 같은 서브 퀘스트 컨텐츠들만 그렇다면 몰라도 메인 스토리조차 짧은 음성만 나온다는 점도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혼 스킬과 연계한 다소 독특한 형식의 전투 시스템은 당연히 참신하고 즐겁다고 느끼는 플레이어와 지루하다는 플레이어가 있다. 동사 작품인 임플로전처럼 플레이어가 직접 캐릭터를 조작해 전투를 펼치는 액션 취향의 플레이어에게는 아쉬운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레이아크의 스도리카 -선셋-은 웰메이드 퍼즐 RPG라고 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틀을 보고 엄밀하게 따지면 기존 CCG 뽑기 시스템을 가진 게임들과 큰 시야에서 다른 점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 다른 점은 별로 없다. 재화를 구해 캐릭터를 뽑고, 그 확률에 기대면서 뽑은 좋은 캐릭터들을 육성해 전투에 나선다. 다른 점은 별로 없다. 오히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확률이 낮은 편에 속하기도 한다.

 

 

허나 그런 큰 틀의 대동소이함을 지나가 앞서 언급한 작품의 핵심 내용물인 스토리나 화풍, 음악들에 눈을 돌리면 제법 만족스러운 작품을 앞에 두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캐릭터 수집형 게임에서 종종 고작이란 말로 치부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작품성을 가지고 스도리카 -선셋-이란 작품을 충만하게 채워 다른 작품들에 비해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퍼즐 RPG라는 장르 특성상 박진감 넘치는 전투는 즐길 수 없어도 전투 애니메이션들은 나름대로의 박력을 보여준다. 액션에 구애되지 않고 스토리에 몰입하거나 퍼즐 RPG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플레이어에게는 특히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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