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트감성과 게임성 모두 챙긴 신작, '가디언 테일즈'

2020-07-28 07:14:28 / 105

무적초인 / 447,786


글로벌 멀티플랫폼 게임 기업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16일 미국 개발사 콩 스튜디오의 2020년 하반기 기대작인 탐험형 RPG '가디언 테일즈'를 정식 출시했다.

 

가디언 테일즈는 침략당한 캔터베리 왕국을 구하기 위한 가디언들의 판타지 모험을 담은 모바일 RPG로 레트로 스타일의 컨셉과 귀여운 도트 그래픽, 길드 보스 레이드 및 실시간 일대일 대전, 전투 외 하늘섬을 육성하는 생활형 컨텐츠 등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게임 요소들을 특장점으로 내세우는 작품이다. 작품 전체에서 여러 명작의 패러디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며 공략의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신작 게임이다.

 

피처폰의 황혼기와 스마트 플랫폼의 여명기 사이에 이노티아 연대기나 제노니아 등 레트로하면서도 게임성을 챙긴 RPG를 추억하는 사람들에겐 굉장히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신작이다.

 

 

■ 패러디 속 흥미로운 스토리

 

가디언 테일즈는 개발사의 전작인 '던전링크' 이후의 세계를 그린 세계관 공유작이다. 따라서 던전링크를 즐겼던 사람이라면 익숙할 캐릭터들이나 이름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때로는 수집 가능 캐릭터로, 때로는 작중에서 수집하게 되는 책의 제목에서 주인공으로. 스토리를 파고드는 것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다양한 방식으로 던전링크와 이번 작품의 연관성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야기는 캔터베리 왕국이 인베이더에게 침략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주인공은 캔터베리 왕국의 신입 기사이며 인베이더 침략 당시 기사단장 에바와 함께 공주들을 지키며 탈출을 시도하다 결국 실패하고 뿔뿔이 흩어지고 만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영리한 어린 공주와 다시 합류한 후 캔터베리 왕국을 비롯한 모두를 지키기 위해 각 월드의 가디언들과 만나고 그들과 함께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메인 스토리를 포함해서 가디언 테일즈의 곳곳에는 다양한 패러디들이 녹아있다.

 


 

 

각 월드의 컨셉에 맞도록 적재적소에 패러디들이 배치되어 있어 게임 내 시스템인 SNS 페이스 브레이크 팔로워를 추가하러 돌아다니기도 하고, 초록 모자의 그 녀석이 휘두르는 그 검이 등장한다던가, 무협 컨셉의 월드에서 정파 및 사파 수련장 돌파자 이름에 고전 명작 환세취호전의 모 호랑이나 그의 고양이귀 동료, 그리고 그녀와 같은 유파의 권사 등이 적혀있기도 하다. 작중에 녹여낸 이런 수많은 패러디들을 알고 있다면 더 즐겁게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다.

 

한편 패러디와는 별개로 메인 스토리를 추측하는 재미가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방향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대표적인 반전 요소들이나, 일견으로는 전혀 관계가 없어보이지만 모으다 보면 작중의 이야기와 깊은 연관이 있어보이는 영상들까지 스토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더욱 좋은 점은 같은 월드라도 난이도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진다는 것.

 


 


 

 

■ 충실한 스테이지 기믹과 연계기

 

전투 파트는 스테이지 구성이 알차다. 단순히 적을 처치하면서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맵 기믹들이 존재하고 숨겨진 요소들도 많아 이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마법학교의 특정 기믹은 스스로 발견해내기에 조금 난이도가 있는 편이나 이를 제외하면 플레이어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찾을 수 있는 적당한 수준의 기믹들이 숨겨져 있다. 기믹은 단순한 오브젝트 밀기나 버튼 누르기부터 시작해 특정 캐릭터가 언급하는 단서에서 캐치해야 지나갈 수 있는 것까지 다양하다.

 

맵 돌파 기믹만이 아니라 스테이지 진행도 요즘에는 흔히 보기 힘든 방식을 취해 한 월드 내에서 스테이지 3성 클리어를 바로 받지 못하거나 처음 갔을 때 갈 수 없도록 설계되어 뒷 스테이지를 진행하다 돌아와야 하는 구성도 있다. 마법학교 월드와 무협풍의 월드에서 이런 방식이 메인 스테이지에 적용되어 같은 스테이지에 몇 번 들르는 경우도 있고, 아예 서브 스테이지는 처음 도달한 수준에서 클리어하기 힘든 곳들이 있기에 한 번의 플레이에서 100%를 따지 못하면 좀이 쑤시는 플레이어는 좀 가려울만한 구성이다. 가령, 월드 1의 서브스테이지에서 만날 수 있는 캐릭터가 동료가 되는 조건으로 주는 퀘스트는 월드5까지 다녀와야 클리어가 된다.

 


스테이지를 파헤치다 보면 서브 스테이지의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항아리로 횃불 점화

 

전투는 월드2까지 진행하면 총 4명의 파티원으로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파티의 캐릭터 조작권을 교대하며 진행하는 방식이 아닌 메인 캐릭터만 조작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뒤로 따라다니는 파티원을 신경쓰지 않으면 금새 캐릭터와 관 세 개가 되기 십상이다. 이는 난이도가 상승하는 월드5부터는 방심하면 자주 볼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주인공 캐릭터인 기사는 장착한 무기에 따라 근거리 또는 원거리 캐릭터로 운용할 수 있으며 모든 캐릭터는 장비에 따라 무기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단순히 일반공격과 무기스킬만으로는 점점 피해를 입히기 힘들어지는 시기가 오기도 한다. 이럴 때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연계기다. 무기 스킬을 사용하면 특정 상태이상을 유발하게 되는데, 각각의 캐릭터들은 특정 상태이상에 걸린 상태에게 연계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즉, 4명의 파티원이 연속으로 연계기를 사용할 수 있는 팀업을 하면 효과적인 전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특정 속성을 맞춰서 파티를 짜 속성에 대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

 

중후반부터 급격하게 상승하는 난이도는 조금 의욕을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스테이지 기믹을 풀어나가는 재미와 전투 자체의 손맛이 좋은 작품이다.

 


 


 


 

 

■ 키울 건 많고 필요한 건 더 많다

 

태생 3성 캐릭터와 전용 무기를 갖추지 않았다면 월드5부터 갑자기 치솟는 난이도에 당황하게 된다. 이전에도 완만하게 난이도가 상승하며 때때로 서브 퀘스트가 당장은 클리어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워지기도 했지만 이는 애초에 컨트롤로 극복하거나 훗날 더욱 성장한 뒤에 도전하도록 구상된 스테이지들이다. 월드5는 그와 달리 심하면 한 방 내지 두 방에 땅으로 고꾸라지는 메인 캐릭터를 보게되는 사람들이 많았다. 도트 액션 RPG가 돌연 도트 다크소울로 변신한다는 느낌을 준다. 사실 그전까지는 기본 캐릭터인 기사로도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었지만 월드5는 그렇게 하려면 대대적인 준비를 갖춰야 한다. 이후 월드6에선 다시 난이도가 무난한 수준까지 내려오고 그 이후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현 시점에서 후반부의 난이도가 약간 과하다는 느낌을 주는 구석이 있다.

 

이는 후술할 내용과 연관되어 나쁜 연쇄를 불러일으킨다. 가디언 테일즈의 게임 플레이 재화인 커피의 총량은 그리 높지 않고 총량을 키워주는 커피 그라인더를 사용해도 이 부분이 많이 개선되지 않는다. 1의 커피가 회복되는 데 10분이 걸리며 총량은 월드6 정도까지 진행한 뒤 그라인더를 몇 번 사용한 시점에도 65 내외다. 헌데 한 번의 플레이에는 커피 10에서 15를 오간다. 그나마 월드에서는 한 번 입장한 스테이지는 쭉 무료로 재입장이 가능하지만 성장에 꼭 필요한 균열 던전 컨텐츠는 당연히 입장할 때마다 커피를 소모한다.

 


각성 노드는 등급이 오르면 더 추가된다.

 


티니아의 4성→5성 진화 시 필요한 조각은 840개

 

더 큰 문제는 캐릭터 하나를 육성하는 데에 필요한 수고에 비해 기본 자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과금의 효율도 그다지 좋지 않다. 과금 유저라도 먼저 좋은 캐릭터를 뽑아야 하고, 이후 특정 캐릭터를 위한 전용 무기를 구비해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해당 캐릭터를 굴릴 수 있는 시작점이 된다. 지금 픽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PvP 상위권 플레이어들의 파티 하나씩을 차지하고 있는 태생 3성 캐릭터 무희 궁수 티니아와 그녀의 전용 장비인 5성 활 사릉가를 맞추고 게임을 시작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용 무기와 좋은 영웅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그렇게 키울 캐릭터와 무기를 갖췄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후로는 경험치 던전 등을 통해 경험치를 모아 레벨을 높여야 한다. 또, 레벨만이 아니라 무기, 경우에 따라 방어구, 그리고 액세서리를 구해 강화를 해야하며 진화에 필요한 조각을 구하기 위해 진화석 던전이나 뽑기 등을 진행하면서 해당 캐릭터의 조각을 모아야 한다. 티니아를 기준으로 4성에서 현재 최고 등급인 5성까지 진화하는 데 필요한 조각이 200~300 수준이 아니다. 또, 레벨과 장비와 등급을 맞춘다고 끝이 아니다. 각성석이라는 것을 사용해 각성 슬롯을 뚫어줘야 하는데 설상가상으로 각성석 던전은 커피 소모식이 아니라 하루 세 번이라는 제한을 걸고 있다.

 

결국 캐릭터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 플레이어가 육성해야 하는 것은 많은데 그걸 다 하기 위한 수단이 턱없이 부족하고 돈으로 해결하자니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벌어진다.

 


 


각성석 던전은 하루 세 번

 

■ 도트게임 감성과 재미를 잡은 작품

 

가디언 테일즈는 굉장히 잘 만들어진 액션 RPG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전체적으로 자동진행 게임들이나 방치형 게임들이 많아진 최근의 게임플레이 감성에 비해 상당히 '게임을 한다'라는 감상을 전하는 작품이기도 하며 과거 전성기 시절 제노니아와 이노티아 연대기 등을 즐겁게 플레이했다면 그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스테이지 구성과 전투 메커니즘, 가벼운 것 같으면서도 의미심장한 복선을 던지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스토리와 그 사이사이를 채우는 패러디들이 플레이어에게 정신없이 즐거움을 전한다.

 

다만 상기한 것처럼 과금 효율 등이 나쁘다는 것이 의외로 큰 문제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가지각색이나 마음에 드는 캐릭터로 월드를 전부 소화하려면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고, 월드를 전부 클리어하고 나면 남는 것은 균열 던전에서 재료를 모아 캐릭터를 마저 육성하고 PvP 컨텐츠인 콜로세움과 아레나를 챙기는 정도인데 이 부분에서 특정 구성을 갖추지 못한 플레이어는 두들겨 맞다가 다음 시즌을 맞이하게 되기 쉽다. 아, 그리고 일부 캐릭터를 제외하면 태생 등급이 낮은 캐릭터들은 일러스트가 아예 없다는 점이 굉장히 아쉽다.

 


적의 시야를 차단하거나 피하면서 진행하는 구간

 


 

 

하나의 캐릭터를 키우는 데에도 큰 수고가 들어가기 때문에 여러 캐릭터를 사용하기가 어렵고, 특정 캐릭터를 육성했는데 메타가 변해버리기라도 하면 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점이 크다. 그렇다면 적어도 게임 플레이를 위한 커피의 수급이나 양 또는 균열 던전 등의 효율을 상향 조정하는 편이 좀 더 게임을 수월하게 즐기면서 원하는 캐릭터를 육성해보고 실험해보는 재미도 얻을 수 있지 않겠나 싶은 기분도 들었다.

 

의외로 현재의 캐릭터 클리셰와는 달리 영특하고 귀여운 공주님이 로비의 마을과 각 월드 스테이지에서 등장하며 플레이어의 옷깃을 붙잡는다. 아쉬운 점이 조금 크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게임 자체의 재미가 풍부하며 예쁜 도트 그래픽이 마음에 들면 오래 붙잡을 수 있는 작품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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